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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풍광의 오키나와 라이딩기 <1>

mandolin2006.03.23 15:56조회 수 2116추천 수 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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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기온에 찬란한 햇빛, 신비스런 쪽빛 바다, 그리고 비키니 수영복의 미녀들과 연인들, 지금도 뇌리에 잔영처럼 떠오르는 환상의 오키나와 해변 풍경이다.
왕년의 류큐 王國이며 ‘일본의 하와이’로 불리기도 하는 오키나와의 절 경지는 역시 중부와 북부의 서쪽 해안 지역으로 그 눈부신 풍광이 이 노 바이커에게도 절로 환성을 올리게 했다.


지난 14일(06년3월)아침 11시 반께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오키나와의 나하 국제공항에 도착, 가방속의 잔차를 꺼내 조립을 끝내고는 인도를 따라 사전에 서울의 오키나와 사무실에서 받은 지도를 점검한대로 모노레일의 현청사 앞 역 부근에 있는 15리 길의 게스트하우스 A day를 찾아 나섰다.
숙소가 멀지 않는 만큼 전과는 좀 달리 잔차 가방과 프레임 보호용 스티로폴 호수 토막들을 별도의 어께걸이 미니 백에 넣어 잔차 배낭 뒤에 덧붙여 매달고 보니 마치 배낭에 큰 혹이 생긴 꼴이 되었지만 그래도 핸들 바에 매다는 것보다는 우선 걸리적거리지 않아 한결 좋다.
다운타운으로 나가는 도로는 중앙에 야자수가 있고 양쪽 도로가에는 높이가 20m는 됨직한 주목 같은 가로수와 허리 높이의 나무로 경계가 되어 있고 그 바깥쪽에 인도가 있어 쾌적한 라이딩 길이 된다.
차도로 달리고 싶기도 하지만 자동차가 우측 아닌 좌측 방향 통행인 일본의 교통방식에 익숙해 질때까지는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고 또 핸들 바에 단 백미러도 반대쪽에 달린 한국식이어서 불편하다.
건너편 길로 막 잔차를 타는 젊은이가 목격되기도 했지만 이로부터 여행이 끝날 때까지 이 오키나와에서는 미군인인 듯한 라이더등 불과 몇 명의 잔차 라이딩 객을 조우했을 뿐이다.
큰 다리가 나오자 건너편에 열 아름은 충분히 되어 보이는 엄청난 고목위에 식당 건물이 올라가 앉은 특이한 구조물이 보였고 다리 건너서는 눈앞에 공중의 모노레일 구조물이 등장해 이를 따라 북쪽으로 한 정거장 더 가자 현청 앞 역사가 나와 좌회전, 중앙대로를 건너 2백m쯤 가자 파란색 3층 건물의 숙사가 나온다.

2층 여성전용실 입구의 응접실에 마련된 접수 대에서 50대 초반의 일본인 주인장과 인사하고 학교 교실처럼 넓은 방에 무릎 높이의 칸막이로 10명의 잠자리가 구분되어 있는 3층 남성 전용실과 너무 허름하고 하수도 냄새까지 나는 공동 화장실과 욕실을 둘러 봤다.
당장 다른 방도가 없고 보면 어쩔 수 없어 일단 잔차 가방 백을 맡겨두고는 바로 나와 우선 서쪽 바다 길로 나가서 부두가 내려 보이는 해안언덕과 다리를 따라 북쪽으로 달렸고 부두길가의 수산물 시장 건물을 발견, 갑자기 시장 끼를 느끼며 들어 가 봤다.
숱하게 전시, 판매되고 있는 신선한 횟감들이 너무 때깔이 좋아 군침이 돌았으나 유감스럽게도 이 곳에는 우리 시장처럼 바로 구입해서 가까운 곳서 시식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입구의 구멍가게서 우유 한 병을 사 마시고 나와야 했다.

자 이러니 당초의 목적대로 빨리 마끼시의 종합공설시장을 찾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교통이 붐비는 시가지를 횡단하며 동진하면서 곳곳서 1박에 980엔이라는 선전 미니 벽보를 목격하기도 했고 목적지의 초입인 듯한, 그래서 인파가 붐비는 ‘평화의 거리’로 들어서자 역사가 좀 있는 듯한 한 우동 집이 보인다.
입구의 선전 깃발에 그려진 699엔짜리 우동이 그럴 듯 해 보이는데 마침 50대 초반의 주인장이 나와 그 그림을 손가락질하고는 잔차를 가게 안으로 밀고 들어가는 시늉을 하며 “오케이?”라고 해보니 예상대로 난색을 보이며 거절하고 안으로 들어가더니 곧 다시 나와 옛 가게답지 않은 현대식 자동문 안쪽의 좁은 공간을 가리킨다.
“댕큐.”라며 잔차를 그 곳에 세우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 발이 들어가는 자리가 푹 파인 카운트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니 바로 일본의 유명 음식인, 위에 아주 좋다는 문어의 먹물을 끓여 국물을 만드는 먹물 우동이 나온다.
잔차를 들여보내 준 것이 고마워 528엔인 500CC 생맥주 한잔도 반주로 시키자 목에 거는,  종이로 된 애프롱까지 준다.
면발은 밀가루가 아닌 다른 곡식으로 만든 것이어선지 부드럽지 못한 편이었으나 대신 근기가 있었고 새까만 국물 맛은 구수하고 시원한 편이다.
그런데 식탁위에는 간장병 따위뿐 찬이 하나도 없어 “다꾸앙..”이라고 해 봤더니 조그만 접시에 단 두 쪽을 놔줘 “이게 뭐냐? 더 달라.”는 시늉을 했더니 세 쪽을 더 얹어 준다.
부군이 웨이터, 부인이 주방장 노릇을 하고 있는 듯한 이 가게의 입구 통로 천정에는 2백 여 장의 명함들이 연이어져 매달려 있는 것을 보면서 주인장에게 ‘한꼬꾸’임을 밝히고 명함을 건네자 바로 맨 초입에 붙여 준다.

그 집을 나와 다시 좁은 인도의 인파를 헤치며 동진, 중앙공영시장을 찾아 나섰지만 평화시장 통만 누비다가 어물전과 2층에서 요리를 해준다는 식당가는 좀처럼 찾을 수가 없어 포기, 결국 나하시 중심지의 외곽을 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돌고는 숙소로 돌아오니 ‘여행박사’주선의 30대초 미스터 성과 40대초의 요꼬하마가 고향이라고 해서 내가 붙인 별호인 요고하마상이 반겨 맞아준다.
여행박사에서 항공권과 함께 대신 직접 치루라며 되돌려 준, 3일간의 숙박비 4,500엔 가운데서 우선 하루 숙박비 1,500엔을 치루고 남아 있는 출입문 바로 안쪽의 한 칸을 잠자리로 정하고 잔차는 응접실의 옥상행 계단 난간에 걸어 놓고 키를 채웠다.
980엔짜리 숙소는 시설이 더 엉망이라는 얘기도 있고 또 보안상 염려가 될 수 있는데 비해 이 곳에는 같은 ‘여행박사‘주선 일행이 있기도 해 마음이 편했다고나 할까...
잠실에 살며 직장 생활을 하다가 쉬고 있다는 미스터 성은, 일어를 잘 해 역시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이혼을 하고는 쉬고 있다는 40대초의 요꼬하마상과의 대화를 통역해줬고 급기야 30대와 40대 그리고 60대 세 사나이는 뱃장이 맞아 저녁도 먹을 겸해 산책삼아 거리 구경에 나섰다.

우선 미스터 성이 광고에서 봤다는 45분 동안에 마시는 500CC는 한잔에 단돈 1백엔인 그랜드호텔의 지하 맥주집을 찾아 갔다.
오키나와는 전반적으로 인구밀도가 꾀 높은 것 같았고 나하시의 가장 번화가인 국제거리는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고 그 술집은 불과 15리 정도 밖에 안 됐다.
쉽게 찾은 맥주집 안쪽의 한 식탁에 앉은 우리 셋은 주문을 하면서 아니나 다를까 한사람 당 반드시 안주도 한 접시씩 시켜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300~400엔인 안주를 다 다른 종류로 세 접시를 시켰는데 접시는 초미니 접시고 요리는 눈요기꺼리 정도로 그 량이 적었다.
요꼬하마상은 대뜸 상위에 1천엔 지폐 한 장을 꺼내 놔 우리도 따라 했다.  
요꼬하마상은 그가 주문한 마늘종 등등의 맛보기 같은 요리 가운데서 두부를 썩혀 만들었다는, 마치 치즈 맛 같은 감칠맛이 있는 요리 한 덩어리에 가장 젓가락이 많이 가자 혼자만 먹겠다며 감추는 익살을 부리기도 했다.  
옆자리에 젊은 부부가 두 명의 자녀를 데리고 와 앉기도 했는데 뒤에 알았지만 나하시에는 이런 식의 맥주집이 유행처럼 많았다.
모두가 3~4잔씩을 마시고는 기백 엔의 초과분을 더 내고는 나와 로손에서 도시락과 캔맥주 등을 사 와 응접실서 다시 술판을 벌였는데 갈비씨인 요꼬하마상은 맥주보다 독주체질이어선지 평소 항상 머리맡에 두고 자는 소주 됫병을 가져와 자꾸 권했고 다른 동숙자들도 속속 돌아오자 취기를 핑계로 먼저 잠자리에 들었다.

사실 지난 겨울철 여행은 외국행의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유류 할증료 등의 부대 경비가 마땅찮고 또 여러 개인적인 여건으로 연기해 오다가 급기야는 지난 월초 청주 한성항공편으로 제주나 가려고 예약까지 했는데 작년 초겨울의 제주 4차 라이딩기가 왈바에 올라가면서 잔차 손님이 갑자기 붐벼 애를 먹었든지 항공기가 작아 화물칸이 좁고 또 잔차가 고가품인 만치 실어 줄 수 없다는 통고를 받고 좌절되었다.
다음에는 ‘nextour’를 통해 아시아나 항공편의 할인 요금(89,900원)으로 갈까하고 일기를 체크하며 기다리다가 우연히 ‘여행박사’ 홈피에 들려 3박4일에 재워주고 299,000원(택스등 포함 354,000원, 5월까지 계속 판매중. )인 덤핑 오키나와 행 배낭여행 상품을 발견했다.
벌써 오래전부터 오키나와 여행을 기획해온 터라 너무 반가워 흥분해 가며 재빨리 신청했지만 시한이 촉박해 결코 동행을 구하지 못해 또 나홀로 여행에 나서게 된 것.
그리고 ‘여행박사’의 한 담당 사원은 올 여름 휴가 때를 위한, 저렴한 바이커들을 위한 상품을 기획 중임을 밝히면서 귀환 후 점심을 대접하며 도움말을 듣고 싶다기에 우선 목표지를 북해도로 하자는 제안을 해 놓았다.  (계속)
<> 위 사진은 오키나와 관광지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잔파곶의 암벽을 배경으로 한 사진과 오끼나와에서의 엄청난 피해를 입은 치열한 전투를 벌이기 전 전초전 격인 유황도 상륙전을 치른 미 해병대 용사들이 성조기를 계양하는, 그 유명한 역사적인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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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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