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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280랠리 최종 (빗속을 뜷고)

조츰발이2007.07.05 13:22조회 수 4732추천 수 19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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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을 뜷고)

시끄러워서 깨니 3시30분 입니다 에고고 나 죽어
창문 넘어 보니 비가 주루룩 하염없이 내리고
진행하는 자의 가슴만 자꾸만 눌러대니 한 순간 오만 잡 생각이 다 나네요
차 안에 소주 몇 병이나 꽉 아악 묵고 원없이 자뿌까?
마의 19번을 통과하고 연습한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네요
내년은 없다 오늘만 있을 뿐 의지를 다집니다

결심을 굳히고 창 밖을 보니 우리 포타 근처에서 누군가가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네요
상열이가 아침을 챙겨 준다고 하더니 오메~~ 눈물이 날려고 하네요
주섬 거리는 진만씨를 뒤로 하고 잔차를 꺼집어 내어 마당으로 내려가서 확인을 하니
오 ~~메 다른 분들의 지원조인데 열심히 아침을 만들고 있습니다
비는 오고, 배는 고프고 탈출구는 안보이고 아고고 어찌 하오리까?
비야 ! 어쩌란 말인야 ! 님들은 그렇게 고단히 주무시는데 !
그런다고 곤히 주무시는 분들 깨우기는 그렇고 한참을 망설이는데
회장님 차문이 덜 잠겨져 불빛이 보이네요
문을 열어보니 아침 거리는 모두 보임이다 아 휴~~ 살았다
둘이서 떨어지는 비를 피해 차고 지붕 밑으로 버너 두 개를 켜고 햇살 밥이랑 라면을
한 그릇 먹어니 속은 든든 한데 비는 더더욱 세계 퍼붓고 있네요

4시50분경 죽음의 업힐과 끌차가 기다리는 21~22번 코스를 향해 빗속을 뜷고 진군합니다
누군가 진군 나팔이라도 불어 준다면
어깨에 힘이라도 들어가지만
어둠을 타고 내리는 빗줄기만
가슴을 압박하는 새벽에
진만이와 나 둘이는 그렇게 아침을 열고 문을 나섭니다
공포감만 가슴 속 가득 담고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완주의 빛을 향하여
불나방처럼 빗 속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21번으로 진입하니 몇 명이 라이더들이 내려오네요
아마 포기하는 것 같습니다 에이~~ 갈 때까지 가 보자고
백련사 언덕이 얼마나 세길래 죽음의 언덕이라 했는지 궁굼도 하고
폐달비를 낮춰 슬금슬금 올라가니
한 무리의 라이더들이 끌 차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알똥님이 이끄는 드림라이더 입니다 솔개 팀과는 어느 정도 안면이 있길래
인사를 하고 22번 진입하는 구간이 아리 까리 하여 붙어서 함께합니다
백련사 죽음의 업힐~~ 조금은 힘들지만 19번에 비하면 완젼히 껌입니다 껌~~

비도 억수로 퍼붓는 가운데 22번 계곡에 진입하니 바짝 긴장하게 만드네요
시작하자 마자 자전거가 지 혼자 질질 내려가려고 합니다
오토는 아니고 매뉴얼인데 참 이상하다 ~~
신발은 얼마나 미끄러운지 바위틈을 조심조심 내려 가지만 내리는 빗물에 불안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다음에 참석하여 비가 오고 끌차 구간이 있다면 등산화형 클립신발을 신어야겠습니다
그래도 한 시간 가까이 지나니 22번 구간도 지나고 이제 그리 어려운 구간은 없다고
둘이서 이빨청소를 해가며 드림 라이더들을 기다리지만 ……
먼져 내려오신 분이 진행 속도가 안 맞어니 먼 져 가라고 하네요~~`

또다시 우리 둘만의 라이딩이 시작됩니다
도로를 따라 22번 여섯 번째 도장을 박기 위해 아침 공기를 가르고 달리는 기분 좋습니다
이제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새벽은 밝았고
한편의 오르가슴을 만지며 둘이서 폐달링하는 기분 ~~~
완주에 대한 자신감이 가슴을 빵빵 때리는 기분 ~~
여섯 번째 포인트에 도착하니 22번째 라고 하네요
비오는 새벽에 도장 찍는다고 고생 많습니다

23번으로 가는 싸리치 임도는 그리 힘들지 않게 넘어가서 다운힐을 하는데
저기 고숙미 선수가 죽어라 폐달링을 하면 올라오고 있습니다
어디가노 !! 길을 잘못 들어 6번째 도장을 못 받아 범찬이와 둘이서 도장받으로 간다고
하네요 에고고 ~~~ 왔다 갔다 하면 최소한 한 시간 이상 일텐데
내 같어면 땔 치앗뿌고 종을 칠 텐데 ~~
의지의 젊음이다 ~~ 그래 빨랑 갔다 오너라
고숙미 선수 폐달링이 넘 좋습니다 그래서 선수겠죠

큰 길가로 나오니 많은 분들이 빗속에도 파이팅을 외쳐줍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23,24번은 임도로 구성되어 있고
MTB 시합장이란 표말을 보고 진행합니다
가다 보니 삼거리에서 우리가 갈길인 것 같은데 임도 차단 막이 버티고 있네요
주최측으로 전화기를 돌였습니다 네 ~`차단기가 어쩌고 저쩌고
그냥 넘어서 가라고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종착역이 다와 가는데 삑사리 난다면 ~`..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25번으로 전진하니 무인 매표서가 보임이다
양심적으로 찍어가세요 ~~양심 ~`웃음이 났습니다 ~~
양심이 없는 분들은 그 꼭대기에 헬기 타고 올라 가겠습니까? ㅋㅋㅋ
차단기도 막아 놓고 자전거 아니면 안될 것 같은데 ㅋㅋㅋ
하여튼 우리는 양심적으로 도장을 살포시 눌렀습니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오니 따운힐 입니다
다 와서 다치면 안되니 찬찬히 가자고 주문을 합니다
그 치만 그게 잘 되나요 ~~신나는 따운힐인데

손목이 얼얼할 무렵 26구간 8번 체크포인트가 보이고 우리 팀들이 나와있습니다
말은 안 해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아침을 못 먹이고 저거들끼리 밥해먹고 나가서 가슴 아픈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때는 침묵이 모든 것을 대변합니다

8번 체크포인트에 도장을 찍어니 11번째 라고 합니다
중간에 한 분 밖에 본적이 없는데 다른 길로 와장창 잘못 가셨나 ~~~
김치와 컵라면을 주시면서 시간은 충분하니 푹 쉬었다 가라 하시네요
마음씨 좋은 8번의 체크포인트 아저씨들 ~~`
컵라면에 지원조님들이 챙겨오신 햇반을 먹고 31번에서 보자고 하고 우리는 갈 길을 재촉합니다

27구간 도로 부터는 진만씨도 점점 쳐지는 것 같습니다
얼마 안 남았다 힘내라 ~~힘
28구간 임도로 진입합니다
고도가 제법 앙탈을 부려 페달링을 힘들게 하지만
우리의 길을 막지는 못합니다
29구간은 가볍게 정리하고 오늘 처음으로 중간에서 둘이서 조금 쉽니다
근데 갑자기 독수리 형제들이 우르르 몰려갑니다
그 뒤에는 독수리들을 쫓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은 비둘기 무리들이 지나가고
나도 솔개의 발톱을 세워 한번 붙어봐 생각해 보지만
그래도 나는 나와 같이 갈 동료가 있어 행복하여 솔개 발톱을 옷깃으로 감추고 부드러운
폐달링을 하며 29번 언덕 초입에 진입합니다
우르르 몰려갔던 분들 두분 정도 제외하고는 모두 끌 차를 하네요
아마 끌차도 기술인가 봅니다
억지로 올라가다가 끌차를 하면 힘이 빠지겠지만 랠리에서 만난 분들 끌차 모습을 보면
언덕이 약간 세다 싶으면 바로 내려서 끌차를 하네요
끌차를 해서 어떻게 완주할 수 있지 생각해 보지만 잠깐만 여유만 주면 이내 따라옵니다 ``
끌차의 기술도 배워야겠네요

고도가 하늘 높이 높이 치 솓아 오름니다
스카이 라인이 제법 멋있게 뻗어있고
발아래 하아얀 구름들이 듬성등성 깔려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도를 높여 랠리팀을 위하여 아름다운 우리나라 산하를 구경시켜주는 듯한
코스 멋집니다.. 물론 힘 빠지면 악몽이겠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30번 임도를 점령하고 도장 박고 도로를 따라 힘차게 전진합니다
우리팀이 기다리는 31번으로 우리는 가야만 합니다
고통의 시간들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 이제 마지막 구간 진입이구나
열광적인 응원에 눈물이 날 것 같지만
사나이 울 수는 없지 꾸우욱 참고 수박 한조각 입에 축이고 오늘의 마지막포인트
32번 랠리의 종착역을 향하여 고도를 높여갑니다
쉽게 열어주지 않는 32번 포인트는
지구력과, 업힐 능력이 랠리를 완주할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아니면 못 미치는지 꼼꼼하게 점검하는
구간인 것을 암시라도 하듯 제법 빡씬 경사를 자랑합니다
그러나 폐달을 잡아 돌리면 시간이 지나면 경사는 잡히는 법
32번 포인트 너를 잡기 위해 고대하고 파마하고 밤새 달리고 또 달려지
32번 포인트 이제서야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네요
억수로 반가워 도장 찍어주소!! 마 그냥 가소 도장은 안 찍어주고 번호만 짜게장에
기록하는 것으로 마지막 포인트는 그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려습니다
이제는 모든 게 다 끝났구나 ~~`

하지만 아직도 시험에 들게 합니다
마지막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따운힐 경사 각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19번 마지막 다운힐 구간보다 각이 커 보임이다
단지 안전을 생각하여 흙으로 이루어져 덤벼 볼만 하네요
거의 다 내려와 옆으로 살짜꿍 ~`처음으로 자빠링 ㅋㅋㅋ
숲길을 헤치고 나오니

마지막 담력 시험이 남았습니다
마당에 개들이 왕왕 짓어대고 고삐 풀린 한 놈은 예사롭지 않는 눈초리로 우리들을 주시합니다
우리도 잔차에 내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한번 꼴아 보고 열나게 도망갑니다 ㅋㅋㅋ
이제 모든 시험이 끝나기를 바라며 농로를 따라 션한 폐달링을 돌려봅니다
어깨도 없는 것들이 어깨를 부풀리면 골인 점으로 안착하니
많은 분들이 환호해주네요 감사합니다
특히 울 클럽 솔개님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해주어 가슴 뭉클합니다
땀으로 맺어진 울클럽 회장님 이하 회원님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주최측에서 제공해주는 션한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고
울산으로 향하는 차편에 제천의 향기가 솔솔 불어오고
한없이 이어지는 임도 길에
내 사랑의 기억들을 더듬어며 뿌렸던 땀방울들이 그립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19번 한번 더 타보고 싶네요

280랠리 주최측과 멋진 코스 설계하신 제천 mtb 관계자분 감사합니다
19,22번 코스 안내만 정확해서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긴글 읽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조츰발이 김경원 올림



NO  : 392
시간     : 34시간31분
평균속도 : 14.7
최고속도 : 75.4
총거리   : 265(야간에는 HID 장착으로 전자파 영향으로 속도계가 죽음)---280가 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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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악조건속에서 완주하심을 축하드립니다.
    후기잼나게 읽고 갑니다
  • 조츰발이님의 잔차 인생에 '도로에서는 끌차가 없다'
    아! 멋진 맨트 입니다.가슴 속 깊이 새겨 넣야 겠습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싸움, 인간승리 입니다. 멋집니다.
    ....자기들끼리 비오는 새벽에 밥 해 묵고.... 처량, 그리고 가슴이 아파옵니다.ㅋ
    그 어려운 고난 속에서 피니쉬라인 통과때 팀의 열렬한 응원,힘찬 박수가
    고통의 순간들을 기쁨으로 승화 시켜 주나 봅니다. 정말이지 준비된 자 만이
    280랠리는 문을 열어 주는것 같습니다.고생 많았습니다.다시 한번 완주 축하합니다.
    끝으로 잔차의 꾀병으로 완주 못한 상구님도 고생 많았습니다. 내년에 저랑 같이
    도전 해 보심이 어떨지요^^. 후기 잘 봤습니다.<서영석>
  • 캬...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30시간이 넘는 노력을 단 몇분에 읽어버려서 죄송합니다.
    정말 대단하군요.
  • 정말 대단하십니다~!
  • 대단하시다는 말 밖에는 할수가 없네요...후기를 읽으니 중간에 포기한 게 더욱 더 아쉽네요. 랠리다운 랠리, 그래서 더 값진 완주증...정말 축하드립니다. ^^
  • 용기....끈기....열정.....이 모든것의 끝이 280랠리 인가요??? 고생하셨습니다...
  • 조츰발이글쓴이
    2007.7.6 15:19 댓글추천 0비추천 0
    감사합니다
    격려의 글 올려주시어 .....
    그리고 대단 하다고 하시니 송구스럽습니다 준비만 하면 누구나 완주할 수 있는 랠리입니다
    주말에 설렁설렁 몇번 타시고 코스가 어렵니,어쩌니 하는 분들 빼놓고는
    어느정도 준비만 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완주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주말에 시간 되시면
    힘찬 폐달을 져어 봅시다
  • 엄청 나시네요~~~~~지켜보는것만으로도 질리던데(날씨와 코스등~~)
  • 완주 축하드립니다.. 전 20구간에서 포기했는데,, 비가 내려 림브레이크라는 핑게를 대면서 꼬리를 내렸는데,, 나머지 4명은 완주를 했죠..
  • 글 잘 읽었습니다.
용용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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