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했던 일행분들의 사진은 초상권 보호차원에서 최대한 적게 사용하였습니다.
아침 몇시가 되었을까...
누군가 내 발을 건들며 깨운다.
우루사군이다.
우리는 짐을 챙겨 찜질방을 나섰다.
전날 일기가 좋지 않아 다들 서울로 복귀할 생각인듯 해 보였다.
나는 강원도 여행을 계속 할 생각이었는데 오늘 일행을 서울로 보내면 심심하겠다 싶어 그 사람을 붙잡기로 마음먹는다.
터미널에서 동서울행 시간표를 확인한후 터미널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나는 식사를 하면서 일행에게 태백행을 집요하게 권유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우루사군은 두 언니에게 태백에 가자했고 나는 가면 고생할꺼라 했는데 오늘은 두 사람의 입장이 바뀐것이다.
태백 눈축제 이야기를 하니 다들 좋다하여 버스타고 점프하기로 합의한다.
버스 1대에 자전거 4대를 싣고 태백으로 간다.
동해에서 삼척을 거쳐 국도 38호선 태백으로 가는데 주변 설경이 예술이다.
일행들이 설경을 보며 "와~~ 와~~"한다.
물론 나도 설경을 보며 감탄하기는 마찬가지...
사진을 열심히 찍으며 이 순간을 이미지라도 저장하고자 애쓴다.
이런 추운 날에도 철도 선로 보수하시는 분들은 고생이 많으시네요.
그래서 열차를 타고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할수 있겠지요.
멀리 버스타고 올라온 경치...
언젠가는 저 업힐도 올라올 날이 있겠지요.
국도 38호선 업힐, 댓재 업힐, 백봉령 업힐을 오르고 싶네요.
대관령, 오대산 진고개, 삽당령 업힐을 해 봤지요.
이리 눈쌓은 지붕....
잘 버틸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정말 눈이 많이도 왔습니다.
도계를 지나 통리재를 넘어 태백에 도착했는데...
날씨가 너무 춥다.
바람이 세차다.
동해바다의 바람과는 비교가 되지 않아 일행들은 물론 겨울내 난방용 보일러를 켜보지 않고 추위적응한 나도 추위를 크게 느낀다.
태백터미널에서 자전거를 손보고 우리는 황지연못으로 갔다.
2006년 가을, 2007년 여름, 2008년 겨울 3년 연속 방문하는 곳이네요.
태백이란곳 와본적 없다 3년연속 방문이라니...
올해 여름에도 또 올껀데. 훔...
태백이랑 무슨 인연이 있길래...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연못.
지금 태백은 영하 5도라네요.
시내를 벗어나 태백산 도립공원 당골로 길을 잡았다.
작년 여름 태백 번개때 앞을 지나갔지만 당골에 입장하지는 못했던 그곳.
눈축제가 유명하여 구경가는 길이다.
지나가는 길에 눈사람이 있길래 찍어봤다는.
거대 눈사람 귀엽네요.
추위에 고드름이... 크네요.
올해가 쥐의해라고
거대한 쥐를 만들어 놨네요.
실제로 저런 쥐가 있다면...
정말 징그럽겠지요.
태백산 도립공원 가는 길은 역풍에 살짝 업힐이라 힘들었지만.
갈때는 다운힐에 후풍이라 쉽게 태백시에 도착했습니다.
태백시에 도착하여 일행은 서울로 가기로 하고 저는 더 여행을 하기로 합니다.
일행은 태백역에서 기차를 타고 간다고 하네요.
저는 두문동재를 넘어 고한으로 가서 1박을 하고 내일아침 일찍 정암사를 관람하고 사북을 지나 정선으로 갈 생각입니다.
두문동재로 길을 잡는데 갓길과 인도에는 도로의 눈을 가장자리로 치워놔서 자전거 타기 힘드네요.
낮에 녹은 눈이 오후가 되면서 쌀쌀하여 살짝 살얼음이 생긴곳도 있었지요.
조심조심 자전거를 타며 두문동재로 갑니다.
가는 길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추전역이 있고 용연동굴도 있습니다.
저는 추천역에는 2번, 용연동굴에는 1번 가봤기에 또 가지는 않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두문동재로 가다보면 매봉산이 보입니다.
산정상에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있다지요.
이 산 반대편에는 뭐가 있나면요???
바로... 이게 있습니다. (사진은 2006년 가을 영월, 태백, 정선 여행때 찍은 사진입니다.)
매봉산 풍력발전단지 및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입니다.
여름에 여기 가실래요?
저는 올해 여름에도 이곳에 갈 생각입니다.
하늘에서 만나는 녹색바다가 보고싶네요.
경치 정말 좋습니다.
다만 업힐이 죽입니다.
남산 깔딱고개만한것이 2키로정도 된다죠
두문동재는 정선 고한과 태백을 잊는 고개길입니다.
예전에는 고갯길이 있었는데 왕복 2차선으로 터널을 뚫어 왕래하다가
기존 터널을 태백방향 차선으로 그리고 그 옆에 새 터널을 뚫고 도로의 선형을 거의 직선화하여 정선 고한행 차선으로 사용중입니다.
두문동재는 생각보다 멀지 않은곳에 있더군요.
두문동재 이정표가 보일쯤 멀리 이스타나 승합차가 눈에 들어옵니다.
순간 2가지 생각이 듭니다.
하나는 길을 몰라 나에게 물어보려고 기다렸던 사람
또 하나는 날 납치하려는 인신매매범(?)
순간 겁이 살짝 났습니다.
그래서 차량과 멀리 자전거를 세우고 휴식을 취하기로 합니다.
반응을 보고 무서운 아저씨가 2명이상 나오면 역주행으로 태백방향으로 도망갈 시간을 벌기 위해서죠.
그런데 아주머니 한분이 나오시네요.
그래서 조수석을 보니 다른 사람은 안보이는듯 하네요.
안심이 됩니다.
그 아주머니 오셔서 말씀하시길...
앞에 터널이 매우 길고 위험해서 기다렸어요.
위험하니까 터널구간만 제차를 타고 가는게 어떨까요?
사진속 이스트나 승합차가 그 아주머니가 타셨던 차량입니다.
저를 기다리셨다가 터널구간을 태워 주셨지요.
순간 감동이 밀려옵니다.
그 아주머니는 언제 제 옆을 지나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렸는지 모르지만 여하튼 한참을 기다리신 눈치입니다.
그 정성에 감동받고 고마워서 그리고 위험하다고 하니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기로 합니다.
알맵으로 본 터널이 1.3Km인데 그건 태백방향 차선의 터널길이이고 고한방향은 무려 2.47Km나 됩니다.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무사히 터널을 지나 다운힐을 앞에두고 차에서 내렸습니다.
아주머니 따님도 자전거를 타고 전국일주를 하셨다고 하시더군요.
전에는 자전거 탄 사람 보면 무심코 지나가셨는데 따님이 자전거를 타시고 부터는 관심이 가고 신경을 쓰시게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어째든 너무나 고마우시고 좋은 분이었습니다.
이런것이 여행의 묘미이고 즐거움이겠지요.
아직은 세상이 살만한가 봅니다.
다운힐을 하는데 너무 신이 납니다.
짧은 시간 해발 수백미터를 내려가는 그 쾌감이...
내려가자마자 만항재 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순간 고민합니다.
정암사를 구경하기에는 아직 날은 밝지만 절에가면 어두울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 안보고 내일 다시 보려면 아침에 일찍봐야 정선에서도 시간이 여유로울테고...
정암사 구경하기로 합니다.
나중에 언제고 밝은날 정암사 올 기회가 있을테고 오늘은 땅거미 진 정암사의 풍경을 구경하면 더 좋은 기억으로 남을것 같아서입니다.
한참 올라가니 정암사가 나오더라구요.
드디어 우리나라에 5곳뿐인 적멸보궁 천년사찰에 가는 순간입니다.
정암사 앞 고한방향
정암사 앞 만항재 방향
참고로 저는 2007년 여름 어느날 아침 식사도 못한채 만항재에 두번 오른적이 있습니다.
자여사 회원들과 태백여행 번개 가서 아침에 일어났는데 다들 안일어나셨죠.
깨웠는데 안일어 나시더군요.
그래서 혼자 매봉산 다녀오려고 나가려던 순간 한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칩니다.
만항재. 이 근처에 차로 넘을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 만항재가 있었지.
앞에 국도 31호선 타고 다면 지방도 414호선이던가 그게 있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지도를 유심히 봤으니 대충 방향은 알기에 길을 나섭니다.
새벽에도 농부들은 나와서 일하시더라구요.
드디어 천신만고끝에 1시간 걸려 만항재 정상에 올라 가슴이 벅차더군요.
쉼터 매점이 있길래 들어가 자신있게~~
아줌마 냉커피 한잔주세요.
그러고 밖에 나와 쉬면서 지갑을 찾는데 이런 지갑을 안가져왔습니다.
당황해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핸드폰 맏기려 했더니
마수걸이라며 속상해 하십니다.
그러면서 이따가 갖다주세요~~ 이따 갖다주세요... 이따 갖다주세요... ㅠ_ㅠ
순간 정신이 번쩍 듭니다.
핸드폰은 저를 믿고 그냥 가져가라고 하시고...
눈치를 보니 포기하신듯 합니다.
저의 실수로 인하여 이 업힐을 다시 올라와야 했습니다.
민박집으로 내려오니 다들 일어났더군요.
태백시가 고향인 누나에게 사정 이야기 하니 가고싶었다고 같이 가자 합니다.
그래서 10여명의 일행과 다시 만항재에 올랐습니다.
아침식사도 하지 못한채...
2,000원 갚으려고요...
당시 제가 탔던 다혼 제트스트림 p-8입니다.
기어 8단 / 타이어 20인치 미니벨로인데 평지에서는 잘 나가지만 업힐에서는 많이 취약합니다.
이걸 타고 만항재를 아침식사도 못한채 2번이나 올랐습니다.
그래도 재미있더군요.
정암사 경내
산골인 이곳에도 어김없이 눈이 지붕에 쌓여있습니다.
이런 고드름을 본지가 몇년만인지 정말 반가웠습니다.
정말 좋더군요.
멀리 수마노탑이 보입니다.
자장율사의 지팡이가 이리 나무가 되었다 합니다.
하지만 신기한 나무입니다.
한쪽 나무는 죽었는데 그 안에 새 나무가 자라나고 있습니다.
왼쪽은 새 나무 오른쪽은 죽은나무입니다.
우리나라의 적멸보궁은 5곳이 있습니다.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월정사, 사자산 법흥사(영월 추전 인근), 이곳 함백산 정암사, 그리고 양산 통도사입니다.
지금 어둡지만 셔터타임을 길게잡아 찍었더니 밝게 나오네요.
수마노탑으로 올라가기로 합니다.
수마노탑에 올랐습니다.
탑에 올랐을때 들렸던 풍경소리가 귀를 즐겁게 하였습니다.
그 바람이 그리 차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사진 분위기 보시면 알겠지만 이미 땅거미는 진 상태입니다.
수마노탑에서 바라본 정암사 모습입니다.
내려갈 일이 걱정입니다.
어두우니...
정암사 경내로 내려가는것도...
그리고 숙소 잡으러 고한시내로 내려가는 일도 걱정입니다.
정암사 앞을 지키는 석불
해악적인 모습이 정겹습니다.
정암사를 관람하니 어두워집니다.
라이트, 안전등을 키고 숙소를 잡으러 고한시내로 가기로 합니다.
고한시내로 다운힐 하는데 정말 춥습니다.
방한신발을 신었는데 다리가 마구 떨려서 클릿신발에 진동과 소리가 계속 날정도로 떨립니다.
그런데 정암사 앞에 민박집 몇곳과 찜질방이 있습니다.
비용절감을 위해 찜질방을 이용할 생각이었습니다.
이곳 찜질방은 외진곳이고 내일아침 이곳을 나와 달리려면 춥겠다 싶습니다.
설마 고한시내에 찜질방이 없겠어? 설마~~~
하지만 설마가 현실이 됩니다,
고한시내에는 찜질방이 없다고 하네요.
사북에 있다 하여 사북으로 가려는데 길을 찾지 못합니다.
지도에는 왕복 2차선 도로만 나오는데 사람들은 신길 왕복 4차선 길만 알려줍니다. <= 역시 지도는 늘 최신판을 봐야하는가 봅니다.
어떤 아저씨는 그곳이 자동차전용도로라서 자전거 통행이 불가하다고 합니다.
다른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그길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길로 가다 500미터 달리면 사북나가는 출구가 있다고 알려주십니다.
그래서 그곳을 왕복 4차선 도로를 달려 사북방향 출구로 나가니 사북이 나옵니다.
아파트 앞에 보니 스키샵아저씨가 알려준 찜질방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숙박 하기로 합니다.
자전거는 직원에게 부탁하니 기관실에 보관해 주신다 합니다.
여기 찜질방은 어제 동해시 찜질방보다 1,000원이 비싸지만 이불을 마음대로 쓸수 있어 좋네요.
편의시설은 좀 적은듯.
하긴 사북이 인구 수만의 읍단위이니 시단위와 비교가 처음부터 어려울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편하고 좋은듯도 싶다.
어째든 다행히 더 어둡기 전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태백산 눈축제를 봐서 너무 좋았지만 규모가 웅장하지 못함에 아쉬움이 듭니다.
한번은... 한번은... 볼만한것 같습니다.
오늘 무엇보다 두문동재 터널앞에 올랐다는것과 터널앞에서 고마운 은인을 만난것
그리고 천년고찰 적멸보궁 정암사를 관람했다는게 너무 기쁩니다.
- 적멸보궁 정암사 -
적멸보궁 정암사는
천년을 하루같이
만행재 가는길에
버티고 서있는데
인간은 평수따져
수시로 이주하네
▒▒▒ 소요비용 ▒▒▒
. 아침식사 : 5,000원
. 동해->태백 버스비 : 6,700원
. 음료수 : 2,300원
. 당골입장료 : 2,000원
. 눈썰매포대 : 1,000원
. 점심식사 : 6,500원
. 찜질방 : 6,000원
. 저녁식사 : 5,000원
. 식혜 : 1,500원
# 총 소요비용 : 36,000원 (기록해 놓지 않아 약간 헛갈립니다.)
# 누적 소요비용 : 79,300원 (뭐가 빠졌을라나...)
▒▒▒ 주행기록 ▒▒▒
동해시 찜질방->동해시터미널 (버스점프) 태백터미널->당골->태백터미널
. D1 22.90Km (당일주행)
. D2 91.52Km (여행누적)
. TM 6:55:43 (여행누적)
## 이때 속도계 RESET ##
태백터미널->두문동재->정암사->고한->사북
. D1 : 28.63Km (태백->사북)
. 오늘주행 : 51.53Km
. D2 : 120.35Km (여행누적)
. MAX : 51.0Km
. TM : 8:50:13 (여행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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