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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큐슈 자전거 여행기(4) 아소를 향하여~~!!

훈이아빠2008.03.26 18:34조회 수 3560추천 수 6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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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구마모토 도큐인 비즈니스 호텔에서의

하룻밤은 정말 달콤했습니다.

저녁에 간식으로 먹으려고 사둔 것들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이 들 정도로 상당히 피곤한 어제였습니다.

인근의 세븐일레븐에서 사온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구마모토 - 아소까지의 약 60킬로미터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아주 아주 친절한 프런트 아가씨의 도움으로

옥상의 안전한 곳에 주차해둔 자전거를 내리고

트레일러를 다는데 인근의 택시기사분들 모여듭니다.

어디 가냐 묻고, 한국인이라고 하니 스고이와 간바떼를 연발합니다.

수수하지만 귀여운 프론트 아가씨는

쑥스러워 하면서도 두 주먹 불끈 쥐면서 간바떼 구다사이~~~

재훈이는 어제의 휴식으로 한결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저 또한 어제의 몽롱한 구름위를 걷는 것 같던 느낌에서 벗어났습니다.

구마모토의 아침은 여전히 덥습니다.

힘차게 패달을 밟으며 아소로 가는 57번 도로를 찾기 위해 내달려 보지만

길찾기가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군요.

어렵사리 뺑뺑 돌아서 남쪽으로 한참 내려간 끝에

57번 아소행 국도를 찾아냈습니다. 만세입니다.

사람들을 잡고 길을 물어도 뾰족한 답이 없더니 택시기사분의 도움이

가장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소까지 58킬로미터!! 뭐 하룻거리로는 껌이군요^^

잠깐 달리다보니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나

육교밑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선크림을 바릅니다.

햇살의 뜨거움을 잠깐 잊었던 모양입니다.ㅎㅎ

육교아래의 을씨년하게 풀잎이 감고 있는 주인 잃은 자전거를 보니

이곳 일본에도 좀도둑넘들이란... 생각이 지나갑니다.





제법 한참을 거슬러 올라 구마모토 시내로 다시 진입을 하니

(길을 못찾아 또 뻘짓을 했군요... 흑...)

스이젠시(水前寺) 공원이 좌측으로 보입니다.

이곳에 텐트를 취고 숙박을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단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까지 구름에 햇볕이 가려져 있을 때라 기분 아주 좋습니다. 흐흐

구마모토 시내를 벗어나니 이제 슬슬 오르막이 시작이 됩니다.

도시에서의 오르막은 정말 짜증납니다.

배기가스를 오롯이 맡아야 하고, 게다가 다니는 차량도 많아

갓길 진행도 상당히 신경이 쓰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일본의 도로는 우리나라 도로보단 좁단 생각입니다.

주욱 이어지는 오르막을 지나자

평지와 함께 무슨 도시를 통과했는데 도시이름이 기쿠뭐시기였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쩝.. 일본 지명은 정말 적응 어렵습디다.

그곳을 지나 본격적 오르막을 오르기 전에

자동차 휴게소를 만났습니다.

자동차를 위한 자판기 휴게소였는데

텔레비젼도 나오고 음료도 판매하고 결정적으로 에어컨 빵빵!!

정오 무렵의 타는 듯한 태양을 그곳에서 피했습니다.

빠찡고도 한 판 땡기고, 여유롭게 휴식을 취한 이후

다시 아소시로 핸들을 돌립니다.







이곳에서 오쓰(大津)까지는 완만하게 이어지는

거의 오르막이라고 느낄 수 없는 오르막을 갑니다.

오르막이라고 느끼는 것은 가속이 되지 않아 그렇게 느끼지요.

오쓰에 도착한 시각이 대략 오후 1시경 점심 해결을 위해서

KFC에 들렀습니다. 징거버거와 뭐 또로로 말린 것을 먹었는데

친절하게 건네주는 얼음까지 얻어서 나왔습니다.

땡볕에서 우리를 기다려주는 가여운 애마들입니다.



소읍인 오쓰를 벗어나자 이제 본격적인 오르막의 시작입니다.

오쓰에서 아소까지는 대략 23킬로미터 가량인데

몇몇 구간을 제외하고는 경사도가 높고 낮은 오르막의 연속입니다.

좁은 길에 수많은 트럭에 시달리며 업힐의 정점에서

갑자기 우측에 펼쳐진 멋진 풍경에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이곳을 지나서 다운힐 조금하고 나니

아소까지의 진정한 업힐이 저희를 기다립니다.

부산에서 탔다면 뭐 그저 그런 업힐일 수도 있지만

트레일러가 뒤에서 당기는 상태에서 업힐은 정말 괴롭더군요.


제 인생에서 처음 침 질질 흘리는 거 느끼지도 못하며 라이딩 해봤습니다.

재훈이가 앞서가 기다리다가 제 모습을 보더니 무조건 쉬랍니다.

침 질질 흘리고 올라오는 모습에 충격 받은 모양입니다.^^

그래도 재훈이의 격려속에 힘겨운 패달질을 반복합니다.

아... 망할놈의 업힐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군요.





그래도 그나마 나은 것이 우측에 펼쳐지는 이국적 풍경이

도시에서의 라이딩보단 훨씬 나은 행복감을 안겨줌과 동시에

꾸준한 패달링을 도와줍니다.

그 괴로운 와중에서도...

우측으로 평화롭게 소들이 풀을 뜯는

목장이 펼쳐지고 뒷쪽으로 화산분화구가 보입니다.

목덜미와 등줄기에 흐르던 땀들이 순간 날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곳이 아소산은 아닙니다. 아소산은 그 뒷쪽에 있습니다.






그리고 오사카의 유명한 타코야끼집도 보이는군요.

일본에서 많이 보던 귀여운 경차도 한 컷 찍을 여유가 생기는 군요.






그리고는 또다시 업힐입니다.

정말 차 많이 다닙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차량들...

햇살이 조금 죽고 어두워질려고 하니 차들의 행렬이 줄어듭니다.

그러나 우리의 업힐은 계속 됩니다.



남아소 진입로의 구름다리를 지나자

좌측으로 화산고원 지형이 펼쳐집니다.

이게 높은 곳에 올라서 보면 아주 장관입니다.

그것은 내일^^



아직도 10여킬로미터가 남았습니다.

이정표에 남은 거리 표시가 되지 않았다고 투덜대며 아소로 아소로 달려갑니다.






드디어 아소시 표시가 보이고 우리의 목적지인

활화산 아소산이 보입니다.





내일은 저곳을 오를 겁니다.

인근의 유스호스텔을 찾아가서 방을 잡는데

할머니가 아들래미 할인을 해주는군요.

처음에 방보자고 하니 나가라고 면박주더니 알고나니

아주 친절하게 대해줍니다.

후덥하고 허름한 유스호스텔이었지만 편안한 잠자리기에

무엇보다 소중했었습니다.

오토바이로 투어하는 한국 젊은이들을 만났는데

예상보다 안좋은 도로상황에 놀랐다며 서로 응원을 했습니다.

가고시마까지 간다고 하던데 무사히 여행을 마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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