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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4일 속초당일치기 라이딩 - 대책없이 떠난 길

windkhan2008.10.06 14:53조회 수 4760추천 수 53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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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친구들에게 얘기하면 바닷가로 놀러가기 위해 가는곳이지요, 단,,,,, 기차나 차를 타고서 말이죠.

그러나 여러분과 같이 저도 자전거를 타고 속초로 떠납니다.

이번 속초라이딩은 저에게 있어서 두번쨰입니다.

지난 8월 말에 친구한명과 같이 갔었고 이번에는 혼자서 입니다.

둘이서 갔을때는 초행길이고 친구는 자전거를 타지 않았던 터라 1박2일코스로 진행하였습니다.

사진의 오른쪽이 저입니다.  흠... 약간 푸짐하죠.. ㅠㅠ

둘이서 갔을때는 하루거리가 반으로 줄어드니 갈만했습니다.

이제 나홀로 속초 라이딩이 시작됩니다. 두둥'~~~~!!


속초 당일치기 도전 라이딩 정보
총이동거리 : 221.25Km
평균속도 : 19km
최고속도 : 53km
출발시간 : 새벽 2시         도착시간(속초터미널) : 19시 30분

새벽 2시... 아직 고요한 새벽에 자전거를 이끌고 나옵니다. 어머니께서는 조심히 조심히 다녀오라 하십니다. 걱정마시라 하며 페달질을 시작합니다.

이번 속초라이딩의 길은 왈바에서 본바와 같이 천호대교-미사리경기장-팔당-양평-홍천-인제-미시령-속초  로 잡았습니다.

새벽 3시 10분 천호대교에 도착했습니다. 생각하기에 초반에 너무 달리면 나중에 체력이 부족할것 같아 오버페이스는 자제하며 달렸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인 속초라이딩의 시작이구나 하며 묵묵히 페달질을 합니다. 팔당까지는 순조롭게 도착하였습니다. 갈수록 가로등은 줄어들고 해뜰시간은 멀고, 차는 쌩썡달리고...

그 무섭다는 5개의 터널.... 식은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특히 뒤에서 울려퍼지는 굉음이 저를 더욱더 약해지게 만들었습니다.

새벽 4시30분 양수대교에 도착합니다. 초코바 하나 물어먹으면 한숨 돌려봅니다. 휴식은 지금까지 꽤 많이 취한것 같습니다. 아직 체력이 부족하기에.. ㅠㅠ

이제는 가로등이 없습니다. 거금을 들여 구입한 왈바라이트5를 비춰가며 달려갑니다.

어두운 달밤에 라이트를 비춰가며 달릴때는 항상 이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이 길은 오직 나만을 위해 밝혀지고 있고, 나의 자전거를 위해 길을 열어주고 있다"

너무나도 좋습니다. 잔차위에 올라 이렇게 간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집니다.

새벽5시8분 양평만남의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요기나 해볼까 했으나 아직 문을 안열었습니다. 할수없이 다시 출발하여 갑니다.

6시48분 용문을 지나며 8시35분 홍천휴게소에 도착합니다.

홍천휴게소로 가는 그 언덕...... 드디어 시작되는 업힐의 시련인가 싶었습니다.

제가 자전거를 탈때 꼭 지키며 절대 어기지 않는것이 있습니다.

" 언덕은 절대 내리지 않는다. 내 업힐에 끌바란 없다. 무조건 오르는거다"

언제나 이것만은 꼭 지켰습니다. 남자라면.,, 사나이라면 업힐,,,

첫 식사는 며느리재고개 휴게소에서 한식부페가 있길래 간단히 먹었습니다.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이때 팀을 이루어 가시는 분들이 있으시더군요. 솔직히 조금 부러웠습니다.

저는 혼자가는 반면 저분들은 팀을 만들어 가니 덜지루하고 더 타는 맛이 있을것 같았습니다. 제가 아직 다른분들을 따라 갈수 없기에 훗날을 기약하며 다시 나홀로 라이딩을 시작합니다.

나홀로 라이딩시에 찍은 사진이 없기에 지난 속초라이딩 사진을 간간히 붙여봅니다.
흠... 배가 아주 약간 나와보.이.는.군.요. ^^
근데 제 장딴지는 왜이렇게 두꺼워 보이는지... 친구녀석이 너무 얇은 건지.. ㅠㅠ
쓸데없이 두꺼기만 한 저노므 장딴지는 몽땅 근육으로 만들어야 할 터인데 에휴...

앞에 가던 팀을 한번 따라가보려고 페달을 막 밟았습니다. 완전 오버페이스였습니다.허나 아차 싶었습니다. 이 오버페이스라면 금방 지쳐 회복하기 힘들텐데... 역시 이때부터 험한 여정이 더욱더 힘들어졌습니다.

한번 빠져버린 힘은 돌아올줄 모르고 앞에는 언덕이 나를 기다리며 손짓하고,,,

이때 힘을 얻은것은 뒤에서 오시던 다른 팀들과 인사하고 화이팅을 외쳐주셨기에 다시 힘을 냈습니다. 서포트카가 있더군요. 역시 장거리 라이딩은 서로서로 격려하며 인사하는 재미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저의 저질스런 체력에 눈물을 흘릴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힘이 들어 한바퀴 한바퀴 돌리기가 힘듭니다. 뭐 벌써 지치냐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나홀로 라이딩에 훈련은 우주너머 저멀리 보내버리고 타는 속초이니...

제가 학교 기숙사에 있고 랩실에 있다보니 사실상 장거리 라이딩을 위한 훈련을 못했습니다. 단지 이 몸 하나 믿고, 단지 장거리 한번 가보고 싶다는 열정으로만 출발했습니다.  허나 이번 라이딩으로 뼈저리게 느꼇습니다. " 훈 련 하 자!!! "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제 시속 20 밟기가 힘들어집니다. 하아~~~!! 이런 저질스런 체력을 탓하며 그래도밟았습니다.

남자라면 무엇????   " 못먹어도 고~~~ 무조건 고~~~ "

어떻하다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인제 터널을 지나 인제터미널 근처에 도착한것이 14시쯤 됬을겁니다. 이떄부터는 귀찮고 힘들어서 시간 기록은 걷어차버렸습니다.

속초 라이딩 하신 분들도 아시다시피 인제터널 지나 번지점프 하는곳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에 자전거도로가 있고 벤치가 있습니다.

여기서 긴시간동안 완전 뻗었습니다. 발이 안 움직이더군요

그늘도 없고 했지만 배낭을 베개삼아 얼굴에는 수건을 덮고 기절했습니다.

너무나도 허기가 지기에 번지점프장 옆에 있는 휴게소에서 밥을 먹으려 했으나 주방분들이 다 퇴근해서 식사가 안된다 하네요. OTL
그래서 할수없이 까메오과자(열량이 높아 보이더군요)에 게토레이 한캔으로 속을 달랜후 출발. 이때 물을 리필한후 CCD 하나 녹였습니다.

오랜만에 내리막이지만..... 이상하게 속도가 계속 줄었습니다.

이유인 즉슨..... 역풍이 무자비하게 불더군요. 에어브레이크가 걸려 속도는 점점 떨어지고... 페달질을 해도 겨우 현상유지.

한번 외쳐줬습니다. " 이 상큼한 바람아 왜 하필 역풍이냐~~~!!"

나중에 다시 외쳐줬습니다. " 그래 까짓거 불려면 더 세게 불어라. 남자라면 이따위 바람 그냥 뚫어주마.."

바람을 아그작아그작 씹어주며 겨우겨우 이겨냈습니다.

이제 드디어 미시령 초입. 인제에서 미시령 가는길중 삼거리에서 좌회전 하는 부분(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 ㅠㅠ ㅈㅅ) 에 들어서자 바람은 좀 약해진듯 했습니다.

이제 길고긴 은근한 오르막의 시작임을 느끼고 열심히 악으로 깡으로 올라갑니다.

허나 십이선녀휴게소를 지나 다시 휴식. 이때 서포트카가 따르는 팀을 만났습니다. 앞에서도 만났던 팀이지요. 인사하고, 저에게 화이팅을 외쳐주시더군요. 다시 힘을 내서 고고고... 허나 다시 털썩...

이때부터 저를 이끌어주신 분들을 만나게되었습니다.

연세가 약간 있으신 두분이었습니다.

제가 먼저가면 속도가 느려 방해가 될듯 싶어서 먼저 가신후 출발하려고 대기하고있었습니다. 저에게 오셔서 멈추시더니 미시령 가냐고 물어보십니다. 목표가 미시령 넘어서 속초터미널이라고 말씀드리니 같이 가자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쳐서 못 따라 갈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허나 괜찮다면서 천천히 갈거니 같아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두어지 같이 가는게 더 안전하다고 하시면서 저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이분들께는 제가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마 저 혼자 갔더라면 더 오랜시간 지쳐서 지나가는데 두세배는 시간이 더 걸렸을것입니다.

앞에서 끌어주시고 뒤에서 받쳐주시니 폐가 안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밝고 따라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많이 미숙해서 속도는 점점 줄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저를 버리시지 않고 같이 해주셨습니다.

이 글을 빌어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사진도 찍고 성함도 여쭈어 봤어야 했으나 비도오고 정신이 없어서 이것을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나이는 두분모두 50대라고 하셨으며 저녁에 술한잔 하시고 다음날 아침 10시30분 버스를 탄다고 하셨습니다.

연락이 된다면 정말 감사하다고 다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원래 계획은 미시령을 정복하는 것이었으나 이미 날은 어두워지고 비까지 내렸기에 안전때문에 미시령터널을 통과하기로 하였습니다.

터널을 통과해서도 꽤 가파른 내리막이었습니다. 지난 220Km의 보상을 이곳에서 받는듯 싶었습니다. 정말 상쾌햇습니다. 몸의 피로는 이미 느껴지지 않고 바람만 느낄수 있었습니다.

난생처음으로 브레이크 잡다가 손에 쥐가 나는 경험을 했습니다. 손은 저리지만 브레이크에서 손을 뗼수가 없었습니다. 비도 오는데다가 림브레이크라서 손을 놓는순간 속도가 쑥쑥 올라라고 땅이 미끄러워 긴장을 풀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속초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한 시간은 대략 19시30분쯤 된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대책없이 떠난 길이었습니다.

밥은 어디서 먹고 휴식은 어떻게 하고 속도는 어떻게 밟고 이러저런 계획 전혀 없이 그냥 무작정 떠난 속초 당일치기 라이딩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잔차를 타며 생각한것은
"내가 생각해도 이건 미친짓이다. 그런데 알면서도 가고있는 나로군.."
정말 너무나도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서도 또 하게 되었고 다음에는 좀더 훈련해서 체력을 키워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속초 당일치기 라이딩의 결과는 " 어쨋든 성공" 입니다.

다시한번 중간중간 만나면 화이팅을 외쳐주신 팀과 미시령 초반부터 끝까지 저를 이끌어주면 도와주신 두분께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렇게 길고 긴 글이 된것은 제가 느낀 것이 너무나도 많아서 였던것 같습니다. 아직 다 말고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라이딩중에 느낀 고통, 환희, 즐거움, 한숨, 후회, 노력, 깡  들을 전 잊지 못할것입니다.

힘들어도 속초 당일치기보다 못하다는 생각으로 언제나 열심히 최선을 다할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지난 8월에 올랐던 미시령 사진으로 이번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길고 길고 길고 길고 너무나도 길고 지루한 이 투어후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좀더 생생한 속초 라이딩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다시 떠날 것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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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멋지시네요.
    저도 속초를 한 번 가보려고,

    담배와 술도 끊고,
    보약 석달치 먹고, 맹 훈련 중입니다.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훈련 중에 보통 왕복 120킬로미터 이상 달리는 데, 별로 어렵지 않게 다녀 오긴 합니다.

    그럼 올 가을에 가도 되는 지 알고 싶네요.
    갈 수만 있다면 도전해 보고 싶거든요.

    원래 계획은 내년 봄으로 잡았었거든요.

    나이는 46세,

    자전거 본격적으로 탄 지는 지난 3월경이었습니다.
    자전거는 트렉 6700디스크 이구요.

    암튼 선배님 대단하십니다.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
  • windkhan글쓴이
    2008.10.6 20:34 댓글추천 0비추천 0
    헉 선배님이라뇨... 저 아직 어리답니다.

    24살 밖에 안됬답니다.

    그러고 보니 타고간 자전거를 안 썼네요

    KHS 얼라이트 300 이었습니다. 그다지 좋은건 아니지만 저의 충실한 애마랍니다.

    제가 이번에 간 이유는 더 추워지면 힘들것 같아 더 기온이 떨어지기 전에 다녀오려고 마음 먹었고 거기에 연휴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 2008.10.6 21:06 댓글추천 0비추천 0
    대단들 하십니다////
  • ksw
    2008.10.8 17:25 댓글추천 0비추천 0
    후기 잘 읽었습니다. 막 입문한 초보입니다. 일단 속초 라이딩을 꿈꾸며 연습중입니다.
  • 2008.10.12 19:46 댓글추천 0비추천 0
    당일치기는 뒷 바람 부는 봄에 가는게 좋습니다. 5월 중순 이후가 좋습니다, 맞 바람 불면 당일치기 힘듭니다. 제 경우 입니다.
  • windkhan글쓴이
    2008.10.12 22:08 댓글추천 0비추천 0
    많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 후기라 계속 들어와서 조회수를 보게되는군요 ^^
  • 대단들 하십니다////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65
treky
2016.05.08 조회 676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5
hkg8548
2011.08.04 조회 7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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