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11시 15분경에 집을 떠나서 한강으로 나갔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일단 기를 질리게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자전거들은 평소보다 좀 적은 듯
했구요.
광나루지구에서 출발, 수많은 사람들을 요리조리 피해서 전진, 사람들이 모일
수 없는 지형 탓이겠습니다만 잠실지구를 지나니 좀 달릴만 하더군요.
다리가 뻐근해지도록 밟아대다가 동호대교 아래에 이르렀더니 소변 생각이
찔끔찔끔 나더군요.
인파를 피하느라 천천히 가면서 얼음물과 연결된 호스를 계속 빨아댄 건 좋은
데, 그것이 땀으로 배출이 되지 않아서 소변 생각이 났던 거죠.
화장실 하면 일단 자전거와 사람이 분리가 되어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
달아야 하죠. 게다가 저는 자전거자물쇠는 아예 갖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잠시 고민이 되더군요. 깊은 밤이었지만 사람들의 왕래는 가끔 있구요.
만약 화장실에 간 사이에 누가 내 자전거를 집어타고 날라버린다면 대책은
꽝!
어쨌거나 볼일은 보아야 하기 때문에 일단 자전거를 자전거도로가의 기둥
에 세워두고 남성용 화장실문을 열고 소변기 앞으로, 그런데 이게 왠일입
니까?
햐...!
문을 발로 미는데 제 자전거가 뚜렷이 보이는 게 아니겠는지요? 문 안쪽에
거울이 달려 있었서 소변을 보면서도 자전거를 확인할 수 있었던 거죠.
거울의 용도야 어찌되었든, 자전거를 굳건히 지킬 수 있게 화장실 설계를
한 선견지명의 설계자를 향해 감사의 마음 잠시...
혹시 동호대교 아래 지나가실 때,소변이 보고 싶은 분은 참고하시라고
올려드립니다. 다만 약간은 문을 열어야 하니, 야간에 그렇게 하심이 좋을
듯......ㅎㅎㅎ......! 약간의 자신감(?)이 있는 분이나, 노출증이 있는 분은 주간
에도 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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