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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편 - "나는"

이상발2007.07.19 01:53조회 수 991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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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의견이 다른 경우를 용납하지 않는다.
나 외의 남은 모두 다 나보다 못하거나 판단을 잘못하거나, 잘 알지 못한다.  

"내가 제일 똑똑하고, 내가 제일 잘 났다."
"나 보다 잘 난 놈 있음 나와 보라 그래, 얼굴 한번 보자."

"인터넷상에 글도 잘 쓰고, 말도 논리적으로 잘 하지. "

"문제의식도 뚜렷하게 가지고 있어, 좀 늦게 잔차를 배우기는 했어도,
잔차세계를 관통하는 혜안이 있기에,  잔차 수입구조의 왜곡된 문제며, 유니폼의 가격거품
에 대해서며,  잔차 동호회의 폐단 등에 대해서도 내가 얼마나 멋들어진 글을 썼는지 알아?"  

"남의 수준 높은 글을 제대로 해석도 못하는 것들이 많아서 탈이지. 나는 이렇게 대단한 사람
이야.  나만 잘난게 아니야. 내가 모시고 있는 그 분은 참 뭐랄까, "

"우리나라의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분이었는데, 일부 몰이배들의 모함에 빠져서 , 참 안타까운 일이야. 그저 무식한 인간들이란. . . "  

" 법? 네깟 것들이 법을 알기나 해? 쥐뿔도 모르면서 말이야, 법원에 가보기는 했어?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어? 형사소송법이나 민사소송법 이런게 뭔지나 알어? 절차법이 어떤 것인지 아냐고? 소장을 써 보기나 했어? 누가 감히 내 앞에서 법 얘기를 하는 거야?"

이렇기에  나는 늘 남을 계도하고 이끌고, 지도해야 한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모든 이들이 다 나를 추종하고, 나의 뜻을 따르고, 내 의견이 맞다고 칭송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나는 처음에는 그저 무지몽매한 일반대중앞에서 군계일학인듯한 자세로 가르치려 들다가, 이게 효과가 없을 경우(남들이 보면 당연하겠지만),  

나중에는 저돌적 무차별적 역공("모두가 다 내 적이야, 다 덤벼!"), 수동적 공격형 행태 (정면승부를 하지 않는다, 어린애처럼 유치해지기도 한다, 어쭈 덤비라고 한다고 한꺼번에 덤비는 비겁한 놈들이 어디있어? 우리 엄마나 담임선생님에게 다 이를거야, 너, 너, 너, 이름 다 적어 놨어!)를 보인다.

아마도 맨 나중에는 비굴한 타협 ("난 역시나 인터넷의 익명적 무차별 가학 본능의 희생자일 뿐이었습니다. 화해하고 포용하는 마음으로, 잔차 휠처럼 둥근 마음으로, 체인과 같이 무한히 굴러가는 인생의 수레바퀴처럼, 좌로나 우로나 치우쳐지지 않는 핸들의 절묘한 조향성과 같은 공평한 마음으로,  각 부분을 마찰없이 잘 굴러가게 돕는 윤활유의 희생정신으로, 저를 다시 잘 받아 주세요, 우리는 다같은 잔차 동호인이잖아요, 다함께 안전하게, 즐겁게 잔차를 타야 하지 않겠어요? ) 을 제시할지도 모른다.

도대체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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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아이참 진짜 이야기 하고 싶다....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그 분은 이해 할 수 없다에 한 표...(무지몽매... 최근 제가 간절히 쓰려고 했던 단어였는데 이미 ...)
  • 세인의 귀와 눈으로 이해가 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이해하실분은 전부 승천하시기 바랍니다.
  • 흠....순간.....
    나의 모습이 아니었나..반성해 봅니다.....
    나 역시...조금은 그런 면이 있지 않았을까.....
    아침에...좋은 글 읽고 갑니다....
  • 소설 재미있습니다. 가슴에 확 와닿네요
  • 에구 오랜만에들왓더니 잼있는글들이 너무도 많습니다...잘읽었습니다.에고 어지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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