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그냥 소비하기가 싫어서,
누워 있고 낮잠 자는 것도 지쳐서
번개를 쳤습니다.
친구 두 명,
언제나 부르면 바로 달려오는 사람들입니다.
나이 차이가 좀 나고
근력이 달리는 것은 확실하지만
정신연령이 같다보니 자주 어울립니다.
한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선비님, 빵꾸났어요. 때우고 갈때 전화 할께요.'
이미 출발했으니 그냥 갑니다.
다른 한 사람도 조금 늦습니다.
출발할 때는 해도 좀 나서 안심이 되었는데
점점 분위기가 소나기가 올 것 같습니다.
펑크 난 친구를 기다리면서 몇 번이나 비가 오락가락~~
해가 나다가 어두워 지고 바람이 부는 것이 계속되면
그게 폭우가 올 징조라는 걸 압니다.
늦게 도착한 친구~~
비도 올 것 같고, 아직 체력에 자신이 없어서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합니다.
퇴원하고 동네 싱글 전체를 처음 타는 날,
설레는 마음이었지만 몸은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포크도 바꾸었고 다리엔 힘이 없어서
그 이후로 엄살을 부리면서 '짧게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빗속에 라이딩을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숲속에서의 빗방울은 무섭지 않습니다.
얼굴로 튀는 빗방울이나 타이어에서 올라오는 흙탕물이
생각보다 적죠~~
싱글을 하나 타고 로드로 들어서서 묘지길을 업힐하는데
좌에서 우로 큰 바람이 붑니다.
저 바람을 타면 업힐이 쉬워 질 거라는 예상은
몇 미터도 못 가서 무너졌습니다.
광풍이더군요.
도무지 방향을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잠시....
이번엔 폭우가 뒤따라 옵니다.
이거야 원~~
항상 쉬는 묘지 정상에는 비를 피할 곳이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벤치가 있는 곳에서 멈춥니다.
바람은 사방으로 불고
빗방울은 이미 옷을 전부 젖게 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아침에 동네 떡집에서 떡을 사면서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던터라
'눈물 젖은 떡'을 먹을것이 예상이 되긴 했지만 이건 너무합니다.
비에 젖어 먹는 떡 맛도 좋더군요.
이런거 누가 시키면 안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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