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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을 선동하고 호도하는 것이 얼마나 쉽고도 무서운지..

무한질주2007.08.22 20:58조회 수 1122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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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을 선동하고 호도하는 일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우매한 대중이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절감하였습니다... 조금 씁쓸하네요..

  얼마 전 xx전자의 노트북을 구입했습니다. 그 이전에 사용했던 노트북들이 여러 문제를 나타내는 바람에 교환을 했다가 환불까지 했었기에, 이번에는 처음부터 작정을 하고 혹시나 이상이 있는지 확인에 들어 갔습니다. 그러다 평소 자주 사용했었던 시스템 정보 소프트웨어에서 이상한 부분을 발견하고, xx전자에 문의를 하였지만,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재차 문의해 보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말만 하고, 문제를 덮으려고 하기에, xx전자 노트북 사용자 카페에 해당 문제점에 대해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100개가 넘는 리플이 달리면서, xx 전자는 명확히 해명하라, 대기업들의 행태가 꼴보기 싫다, xx전자와 싸워서 이겨야 된다 등등등 xx전자에 반감을 가지게끔 하는 리플이 수없이 달렸습니다.

  명확이 이상이 있다고 한 것도 아니고, 특정 소프트웨어에서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데, xx전자에서 좀 더 성실하고 명확한 답변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을 뿐인데, 여론은 문제가 있다고 단정을 지어 버리고, xx전자와 카페 사용자들 간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어 버려, 그 선봉에는 제가 서 있는 것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여론이 뜨거워지자, 카페의 운영자가 xx전자와 연락을 취했고, xx전자 본사의 연구개발 부서에서 직접 이 문제에 대한 해명과 설명을 위한 미팅이 주선되었습니다. 미팅이 열렸고, 저도 참가 했습니다. xx전자에서는 이슈가 된 문제에 대해 소프트웨어의 이상이며, 하드웨어의 문제가 아니라는 해명을 하였고, 저와 동행한 카페 부운영자는 그 설명을 듣고 돌아 왔습니다. (이 미팅에 xx전자의 노트북 관련 각 부분의 개발 책임자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후에 생각을 해 보니, 이런 미팅을 가질 것까지는 없을 문제였는데, xx전자에서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봐라, 우리는 다른 기업과 다르다. 우리는 소비자 친화적인다 ~ 뭐 이런 거지요...)
  그런데, 집에 와서 노트북을 켜 보고, 오고 간 전문용어들을 찾아 보던 중 xx 전자의 설명과는 다른 부분을 발견하였고, 카페 운영자에게 xx전자의 설명과 다른 부분이 있으니, 재차 문의를 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시간이 며칠 흘러 버렸습니다.

  물론 아직 명확하지 않은 문제였고, 재차 문의할 내용이 있었기에 카페에는 공식적으로 미팅 내용과 문제에 대한 글은 자제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장기화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지, 부운영자가 자세한 설명없이 엘지쪽의 주된 주장인 특정 소프트웨어의 문제이며, xx전자 노트북의 문제가 아니다. 라는 글을 공지로 올렸습니다. 또한 이 노트북의 외장 모니터 출력단에 문제가 있어, 사실상 xx전자에서 리콜에 상응하는 조취를 취했지만, 이는 일부 호환성 문제이며 리콜 조치는 아니다 라는 엘지전자 측의 해명까지 올렸습니다.

  그러자 다시 리플이 달리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이전과는 리플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그럼 그렇지, 소프트웨어를 맹신하면 안 된다. 원래 벤치마킹 툴이 모두 정확한 것이 아니다. xx전자에서 적절한 대응을 한 것 같다. 역시 대기업 답다. 등등 xx전자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리플이 달리고 있습니다.

  아직 명확하게 해결된 것 없이, 진행 중인 일에 대해서도 글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상반된 여론이 따라 다닙니다.

  저는 이 노트북을 환불하기로 했고, xx전자에서도 환불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문제와는 별개로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많아, 위에 언급한 외부 모니터 연결 불량 문제로 환불하기로 하였습니다.

  저 하나만 놓고 보면, 환불하고 다른 것을 사면 되니, 이제 아무 상관없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을 가지고도 이쪽으로 끌려 갔다가, 다시 또 저 쪽으로 끌려갔다가 하는 여론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얼마전에 왈바에도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지만, 너무 전문적인(technical) 부분으로 들어가게 되어 버린 문제라, 솔직히 이제 저도 이게 정녕 문제가 있는 것인지, xx전자의 말대로 문제가 없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 명확히 해명되지도 않은 일에 여론이 호도되는 모습을 보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같은 자리에 참석했던 부운영자에게 칼을 들이대는 글을 하나 쓰자니, 내가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참 어렵습니다.

  이번 일은 제가 그나마 어느 정도는 아는 부분이라, 저는 여론몰이를 당하지 않았지만, 제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저도 마찬가지이겠죠?

  또한 이런 현상들을 활용해 밥 벌어 먹는 정치인들은 이것보다 훨씬 더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착잡합니다.

ps.
그러면서도 카페의 부운영자는 자기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 공지는 최종 내용이 아니며 다소 내용이 추가 혹은 변경될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중략... c state 에 대한 이해 부재로 현재 막달리자님께서 재 검토 중 임을 알려 드립니다. ...중략... 추후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보충 하도록 하겠습니다."
막달리자는 바로 저 입니다. 쩝.

솔직히 추후에 내용이 추가 변경 될 수 있는 것을 왜 섣불리 공지로 올리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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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줄리아 로버츠가 열연한
    '에린 브로코비치'란 영화가 생각나는군요.^^

    저야 기술적인 측면에서 무지하기 짝이 없어서
    어떤 게 진실인지 스스로 알아낼 재간이 없지만
    무한질주님처럼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고독함을 수반할 겁니다.

  • 아..그런데 글의 주제가 조변석개하는 여론이었던가요? ㅎㅎㅎ
    그런데 사실 '진실'과 '여론'은 전혀 별개라는 건 확실하지요.
  • 진실은 거짓의 옷을 입고 있는것이지요..
  • 인간의 한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쩝...
  • 화이팅 ! ㅡㅡ;; 머 해줄말이 읍다
  • 무한질주글쓴이
    2007.8.23 03:17 댓글추천 0비추천 0
    에린 브로코비치... 흠.. 저는 그녀만큼의 열정은 아마 없던지, 미뤄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사실, 이번 문제로 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영문 문서를 검색해 두었는데, 보면 볼수록 모르겠습니다. 어째서 이런 자료는 우리말 자료가 거의 없는 것일까요? 흠..
  • 몰려다니는 군중심리는 싸이월드 광장이나 네이트통에서 수없이 봐왔습니다
    소재 혹은 주제가 틀린 얘기지만 과정과 결론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에서
    우르르 몰리는 그 군중심리를 볼때면 혹시 나도 이전 혹은 지금 이런 모습이 아닐까
    우려가 됩니다
  • 사람 셋이서 사람 하나 바보 만든것은 일도 아니라꼬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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