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고 해서 낮잠을 좀 잤더니 잠이 통 안 오는군요. 내친 김에 옛날 이야기나 좀 하겠습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하려고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하는 스무 살 중반 무렵, 학교에서 배운 전공을 써먹기는 싫고 해서 그렇다면 대체 무엇으로 이 세상에서 빌어먹나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어디에 내놓아도 빌어먹기는 할 것 같은 기술이 딱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춤, 팝송, 영화.
이 세 가지를 다 써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한 가지를 고르긴 골라야 하는데 뭘 고르나 한참 궁리하다가 최종 결정을 내린 게 영화였었습니다. 하다 못해 스턴트맨이라도 할 생각이었죠. 그 당시 고 박노식씨가 영화를 만드는데 삼일빌딩에서 뛰어내리라고 하니까 아무도 뛰어내릴 사람이 없더랍니다. 그거라도 할 생각이었죠.
그 후의 일은 별 거 없습니다. 다 치기 어린 생각이고, 세상일이란 게 만만한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무튼 철없이 까불던 시절에는 영화에 관해서 수다 떨고 놀아라 하면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생각은 했었습니다. 지금은 뭐 세상이 워낙 넓어졌으니까 1백 명쯤 모아놓으면 그 순위에 들까 모르겠습니다.
나이 오십줄에 접어드니까 뭐랄까 이른바 공황상태 같은 게 오더군요. 아는 것도 모르겠고, 배운 것도 모르겠고, 읽은 것도 모르겠고, 본 것도 모르겠고, 겪은 것도 모르겠고, 모르는 것은 더욱 모르겠다는.
조치훈의 바둑책을 보면 “정석을 외운 뒤 잊어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이 말을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정석은 반드시 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잊어야 합니다. 정석대로 두면 지니까 말이죠. 이제까지 살면서 정석은 반드시 외우며 살아왔습니다. 이것을 언제 잊나 생각했는데 이제야 비로소 잊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 뉴스를 뒤져보니까 어떤 스님이 인도와 티베트를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왔는데 하시는 말씀이 “본 것도 없고, 들은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다. 그냥 다녀왔다.”고 하더군요. 제가 딱 그 상태입니다.
본 것도 없고, 들은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다. 그냥 살았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하려고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하는 스무 살 중반 무렵, 학교에서 배운 전공을 써먹기는 싫고 해서 그렇다면 대체 무엇으로 이 세상에서 빌어먹나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어디에 내놓아도 빌어먹기는 할 것 같은 기술이 딱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춤, 팝송, 영화.
이 세 가지를 다 써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한 가지를 고르긴 골라야 하는데 뭘 고르나 한참 궁리하다가 최종 결정을 내린 게 영화였었습니다. 하다 못해 스턴트맨이라도 할 생각이었죠. 그 당시 고 박노식씨가 영화를 만드는데 삼일빌딩에서 뛰어내리라고 하니까 아무도 뛰어내릴 사람이 없더랍니다. 그거라도 할 생각이었죠.
그 후의 일은 별 거 없습니다. 다 치기 어린 생각이고, 세상일이란 게 만만한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무튼 철없이 까불던 시절에는 영화에 관해서 수다 떨고 놀아라 하면 대한민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고 생각은 했었습니다. 지금은 뭐 세상이 워낙 넓어졌으니까 1백 명쯤 모아놓으면 그 순위에 들까 모르겠습니다.
나이 오십줄에 접어드니까 뭐랄까 이른바 공황상태 같은 게 오더군요. 아는 것도 모르겠고, 배운 것도 모르겠고, 읽은 것도 모르겠고, 본 것도 모르겠고, 겪은 것도 모르겠고, 모르는 것은 더욱 모르겠다는.
조치훈의 바둑책을 보면 “정석을 외운 뒤 잊어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이 말을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정석은 반드시 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잊어야 합니다. 정석대로 두면 지니까 말이죠. 이제까지 살면서 정석은 반드시 외우며 살아왔습니다. 이것을 언제 잊나 생각했는데 이제야 비로소 잊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 뉴스를 뒤져보니까 어떤 스님이 인도와 티베트를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왔는데 하시는 말씀이 “본 것도 없고, 들은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다. 그냥 다녀왔다.”고 하더군요. 제가 딱 그 상태입니다.
본 것도 없고, 들은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다. 그냥 살았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