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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십자수님 스토커

키노2007.09.19 12:12조회 수 720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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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올리기 시작하니 자꾸 올리게 되는군요. 좀 쉬엄쉬엄 올려야 하는 건데 한번 봇물이 터지니 입이 간지러워 참을 수가 없군요. 비가 와서 그런 거려니 하고 양해바랍니다.

왈바에 처음 가입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분이 십자수님이었습니다. 여유만 있으면 저도 십자수를 배우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 분의 글이 무척 귀엽더군요(죄송합니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냉가슴 앓듯 경외심을 가지고 짝사랑하기 시작했습니다.

발가벗고 무리를 지어 잔차를 타는 분(환경론자)들에겐 버럭 화를 내기도 하고, 대회에 허접 잔차를 타고 오신 분을 위해 무료로 입문용 잔차를 조립해주시기도 하고, 드레일러 원리를 깨우치기 위해 어느 고수 분께 배우는 과정에서 눈을 반짝이는 모습이 저절로 연상되기도 하고, 프로필 사진을 보니까 생긴 것도 꼭 제가 좋아하는 후배 같기도 해서 그 분이 무척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분이 쓴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앞뒤 문장도 안 맞고, 중구난방이고, 제멋대로이고, 굉장히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속내를 툭 하고 던져놓는 스타일이더군요. 저는 이게 굉장히 좋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제 존재를 알리려고 그 분의 글에는 꼭 댓글을 달곤 했지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십자수님께서 캔커피 같은 뭐만 하나 사주면 책임지고 무료로 조립을 해주겠다고 한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제가 잔차에 관한 한 두려울 게 없어졌습니다. 생판 처음 보는 부품이라도 덜컥 질러서 혼자서 해보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안면도 없는 십자수님에게 연락해서 그것 하나 사주고 조립 좀 부탁합니다 할 작정이었거든요.

다행히 이제껏 그런 일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우연찮게 딱 두 번 뵈었는데, 처음에는 아는 척도 못하고 주변에서 얼쩡거리면서 숨어서 지켜보았고, 다음에 또 뵈었을 때는 콩딱콩딱 설레는 가슴으로 손도 잡아보았습니다.

Q/A에 어떤 분이 드레일러에 관한 질문을 던졌는데 케이블만 약간 풀어주면 될 일이었습니다. 몇몇 분들이 친절하게 답변을 해드렸지만 그 분은 무슨 소린지 도통 모르겠다면서 그냥 샵에 가겠다더군요. 그럴 바에야 왜 질문을 했는지 일부러 시간을 내어 정성스럽게 답변을 해준 분들이 오히려 무색해지는 그런 상황이더군요.

이런 경우라도 그 질문자의 처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나이듦의 오묘한 법칙인가 봅니다. 여러 가지가 상황이 안 맞기 때문이겠지만, 기왕에 잔차를 타는 건데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런 건 스스로 터득하는 것도 잔차의 한 묘미라고 생각되어 두서없이 글을 올려봅니다.

사족이지만, 십자수님께서 한번은 밝히기를 자신은 무지개색 육각렌치를 무척 아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그 즉시 무지개 육각렌치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제가 스토커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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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팬이 없는 사람은 배가 아픈
    그런 글이군요.ㅎㅎ
  • 으흐흐흐....((((콩닥콩닥))))) (((((두근두근)))) 설레이는 첫사랑 고백과도 같은
    진솔하시고 감정에 충실하신 글이시네유...ㅎ
    짜수님은 좋겠씨유...사랑 해주는 사람이 많으셔서...ㅎㅎ..
    월매나 콩닥 거리셔서 긴 긴 밤을 워째 주무셨을꼬..>.<::ㅎ===33=3=========33======
    좋은 하루 되세요...^^
  • 키노글쓴이
    2007.9.19 12:56 댓글추천 0비추천 0
    두 분 댓글 감사합니다.

    무지개색 육각렌치를 만지작거리면서 기나긴 밤의 그리움을 달랬다는 후일담이..
  • 스토커라~~~~십자수님 좋겠다 ....아닌가????????
  • ㅎㅎ 저만 그런지 알았는데 ㅋㅋ 전 손까진 못잡아 보았는데 ㅎㅎ ~
  • 러브님 잠실세서 만났을때 악수 안했던가요? 다리 아래서 밥까지 같이 먹은 사이에... 허헛 참...
    출근해서 이런 글을 접하니 당황스럽고 얼굴에 열기가 오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죄송하지만 제 기억엔 키노님과 언제 손을 잡았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리마인드 시켜 주시면 참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제 글이 중구난방이긴 하지만 두서도 없었나요? 헤헷~~!
    키노님의 위 내용글을 볼때 인정합니다. 스토커 맞습니다.
    많은걸 기억하고 계시군요.
    키노님 관심 고맙습니다.

    구름선비형님 메에~~!롱~~~! 낼름 낼름~~!(전 구름선비님 팬입니다. ㅎㅎ)

    참참 키노님 그 PB표 육간렌치는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매일 배낭에 넣고 다니다가 전철에서 분실했습니다.
    그때의 분실 내용물(똑딱이 디카, 오클리 M고글, PB공구 XTR 리어쉬프터)
    지금도 그 중 가장 아까운 부분이 디카와 PB입니다.
    그때 공구 했을때 한 20개 정도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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