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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간 아들 녀석~~

구름선비2008.02.07 20:49조회 수 1207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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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에 걸쳐서 근무중입니다.
어제는 주간근무, 오늘은 야간 근무중이죠.

이 직업에 근무하면서
제대로 명절이나 중요한 날을 지내 본 적이
손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저야 뭐 기독교인(날나리, 이런 말 했다가 어떤 분에게 혼났습니다.
그 분은 요즘 뜸하시네요^^)이니 차례를 지내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어른들은 중요한 날 오지 못하는 제가 안타까운 모양입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아예
'안 오겠거니' 하는 분위기입니다.

산아지랑이님 자제분의 대학 입시가 궁금하여
아래 글에 안부를 여쭸더니
대기번호를 받아놓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시네요.

저희 아들도 작년 이맘때
사대 대기순번 2번을 받아 놓고
조마조마하던 생각이 납니다.

그 녀석이 지난 1월 중순 입대를 하였습니다.
몸이 약하고 철이 없는 녀석이라
걱정이 되었는데 입대하고 다음 주,
장정소포가 오고 그 소포속에 편지 한 장은
더군다나 걱정하던 마누라에겐
또 눈물 바다를 이루게 하는데 충분하였습니다.

군대가 좋아져서 훈련에 들어가자 마자
소대원들과 찍은 사진을 올려주고
그 때부터 온라인상으로 편지를 보낼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서
저는 두 번, 마누라와 딸내미는 각각 한 번,
마누라는 별도로 손으로 쓴 편지를 보냈었습니다.

워낙 체격이 작아서
걱정했는데 소대원과 같이 찍은 사진을 보니
키가 작은 순서로 열 손가락에 들 정도입니다.

장정소포와 나중에 또 한 번 온 편지에는
아직 부모 형제에 대한 그리움이라든지 하는 것이 적은 것을 보면
아직 군인이 덜 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 녀석이 편지마다 쓴 것은 자기 여자친구에게 '소식을 전하라.'는 것입니다.

부모보다는 여자친구를 챙기는 것을 보면
씁쓸하군요.

군대도 설 명절에는 훈련을 쉬는 모양입니다.

어제 오후에
녀석에게서 전화가 왔다는군요.

제 처가 받으니 걱정을 말라고 하면서도 전화에 대고 울먹이더랍니다.
아직 군인이 되긴 멀었나 봅니다.

저는 군대와 가까이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 관할에 검문소가 있고,
평소 의경들을 많이 만나서 그들의 군대생활에 대하여
'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제가 보는 녀석들이나
저희 아들이나

우리가 보면 한심한 녀석들이지만
그래도 그들을 믿어야 되겠지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사나이가 되어서 돌아 올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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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이런의자라..-_- (by sura) 폭음탄의 추억 (by 산아지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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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짜슥 짬밥을 아직 덜 먹었군요... ㅎㅎㅎ
    자대배치 받고 좀 굴러야 할듯...
    어디 첫번째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에 여자친구를 거론하다니...따로 보내든가?
    우리 동네 위로 빵빵한 사단들 많습니다.
    농협 마크 같은 광릉내 75사단은 빼고(짜수 거기 출신) ㅎㅎㅎ 위로 8사단, 6사단, 수기사 등등...

    짬밥을 더 먹여야... ㅋㅋㅋ
    근데 아버지이신 선비형님도 짬밥(아~ 맞다~ 거기도 짬밥이죠...?)
    아무튼 형님도 짬밥 더 드셔야 합니다.
    한달도 안된 아들 전역일을 벌써 세고 계시다니...

    이거 자대 배치 받아서 병장이나 상병이 보면 사단 납니다. ㅋㅋㅋ

    근데 얼라리요? 나한테 허락도 안받고 누가 2년으로... 아니 2년도 안되네...
    누가 줄인거여???
  • 구름선비글쓴이
    2008.2.7 21:09 댓글추천 0비추천 0
    올해 군대에 갔는데
    내년에 제대하는 군대,

    참 걱정입니다. ㅎㅎ
  • 원래 신병때는 다 그렇죠...
    그러다가 일병 넘어가면 언제 느랬냐는듯 눈물쏙~ 늠름한 군인이 됩니다..
  • 여자친구 이야기를 쓰다니..ㅋㅋㅋ
    제 아들은 아첨이 심해서 그런지 애인 이야기는 일언반구 없던데요?
    사진에서 보니 맨 앞줄 오른편 끝에 앉아 있더군요.(군기가 좀 들어 보임)
    부모 마음이야 다 같을 테니 선비님 내외분 심정이야 여쭙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여.....

    예전...전역을 앞둔 병장들....대략 3석 달 전 부터....달력에 특명(??) 떨어지는 날 표시하여
    하루 하루 지우고 지내더군요...
    하여..소대장인 풀민이 왈...."야!! 그날이 오긴 오냐???"

    헌데..이제 겨우 한달도 안된 아들 전역 날짜 계산하고 있는 아버지....
    쯧!!....아들내미..전역하는 날이 온댑니까????.....키키킥~~~
  • 구름선비글쓴이
    2008.2.8 01:00 댓글추천 0비추천 0
    sura님,
    그러리라는 생각은 하면서도
    좀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靑竹님,
    결혼이나 아이들 자가는 것에 대해서는
    일정한 기간만큼 청죽님의 뒤를 밟고 있군요.

    얼마 전에 靑竹님께서 올리신 글이 생각 나는데
    저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니 말입니다.

    풀민이님,
    그런 얘기를 많이 하죠.
    '나는 그 만큼 남았으면 탈령하고 만다.'고요.

    시간이 많다보니 엑셀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런거라도 하지 않으면 실력에 녹이 슬어서 ㅎㅎ
  • 2008.2.8 01:05 댓글추천 0비추천 0
    시간이란게.. 내리막의 언덕에서 시작하는 물이라 하더라구요..
    처음 흘러갈 때는 천천히..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 시점에서 부터는
    붙을대로 붙은 가속 때문에 너무도 빨리 지나가는 시간이라구요...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구름선비글쓴이
    2008.2.8 01:11 댓글추천 0비추천 0
    빠바로티님,
    매우 철학적인 말씀이군요.
    흔히 노인들이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군요.

    감사 합니다.
  • 어제 모 방송에서 지오피 대대장님 인터뷰 내용을 들으니, 요즘엔 사병들을 고객으로 깍듯하게 모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대 후엔 일반 국민과 똑같이 세금내어 군인들 보살펴 주니까요...참, 분위기 좋아진 것 같습니다.ㅎㅎㅎ
  • 11살,8살둔 아비로서 지금 주말부부하고 있는데 아들을 군대보내는 심정이라.. 아직까지는...
    아뭏튼 힘내십시요. 군대갔다와야 사람된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나저나 자제분 제대하기전에 빨리 주말부부 청산해야 되는데.. 쩝..
  • 글을 읽고 있으니
    5형제를 빠짐 없이 군대에 보내신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군요

    남자가 보내는 군대 3년, 아니 2년여,
    그 몇배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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