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서 숨을 쉬는 한, 그리 머잖은 미래의 나의 모습은 이럴 것 같다. 자전거에 미치다 못해 이제 숨쉬는 일처럼 자전거 타는 일이 나의 일상이 됐으므로... 혹한기나 악천후 라이딩 중 만나는 생활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사뭇 반갑고 존경스럽다. http://blog.daum.net/_blog/BlogView.do?blogid=0IEzM&articleno=3189836&categoryId= 역시 태그는 어렵습니다. 흑흑. 블로그에 있는 글을 여기에 옮기려다 결국 실패했습니다. 뻘짓도 이만하면... ========
멋적게도 나의 아이디는 한자(漢字)로 되어 있다.
한글 아이디를 보면 왠지 모르게 더 정감이 간다.
한글 아이디는 부르기 쉽고 덧글을 달 때
변환키를 안 써도 된다.
소중한 한글이 외국어 홍수에 점차 밀리는 듯한 요즘이다.
며칠 전, 내가 자주 들어가는 와일드바이크에 갔다가
그곳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던 사람들
중
한글로 된 아이디들을 몇년 치를 추려냈는데
마침 우중충했던 주말이라 심심하던 차에
엊그제 무려 예닐곱 시간이나 꼼지락거린
끝에
그 한글 아이디들을 이리저리 꿰맞춰넣어 글을 만들었다.
(뭔 헛짓거린지..ㅋㅋ)
복수 단어를 합성한 아이디나
긴 문장식 아이디로 인한 것이니
철자법이나 띄어쓰기가 맞지 않는 건
내 책임이
아니다.ㅎㅎㅎ
[한글 아이디를 위하여....]
자전거다.
자전거의 세계다.
자전거는 자유다.
자전거는 자연이다.
고물자전차면 어떻고
이빠진페달이면 어때?
바쿠둘짜리 자전거면 어떻고
세발,네발자전거면
어때?
다리굵은 사람, 온몸이
알통공장인 사람이면 또 어떻고
무한초보, 원조초보맨이면
어때?
새가슴이라도 좋고 스포츠심장도 다 좋아.
비록
베레모를 쓰고 쓰레빠에 라이방을 끼고 동네한바퀴를 돌망정
안장에 앉는 순간 그들은 이미 자유인이자 자연의 일부인
거야.
들창코, 매부리코에
거북이형 느림보 라이더도
괜찮아.
뒤뚱거리는 펭귄처럼, 배뿔뚝이 호빵맨처럼 좀 둔하면
어때?
초원의 쟈칼처럼 사납고 빠르지 않아도 좋아.
안장에 앉으면 모든 이들은 엑스트라도 말딴도 아닌
차별이 없는 동등한 자유인인 거야.
자전거길은 굳이 아우토반이 아니어도 좋다.
시골의
흙길도 좋고 돌탱이길도 좋고
한적한 지방도로나 국도도 좋고
도시 빈민촌의 사람 사는 골목길도 나쁘지
않아.
경사진 숲길 둑방길도 나쁘지 않다.
자전거는 이 모든 길들을 포용한다.
아침 일찍 범골(내가 사는 동네 이름이 정말 범골이다) 집을 나서서
자전거도로로 접어드니
울긋불긋한 유니폼을 차려입은 아빠부대들이 줄지어 간다.
얀나아빠,용용아빠,성재아범,씩씩이아빠,훈이아빠의 모습들이 보인다.
한참을 더 달리니 강쇠아저씨도 보이고
호야,무적민수,방군,상민,천재소년,준수,타자군,탱크보이,
행복군,부루수리의 열혈의 젊은 축들도 다운힐을 즐기러
가는지
파랑, 빨강,노랑자전거에 멋진 프리라이더의 복장으로 달린다.
내장비만이라 자전거를 꼭 타야
된다며
쌀집잔차를 끌고 나오신 이웃집 아저씨도
달리고
빨강머리 미대생 아가씨의 자전거에 달린 조그만 라디오에선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과 어우러진 슈만의 미르텐이
흘러나온다.
집에 가면 빠바로티가 부른 저 노래가 있나 찾아보아야겠다.
서울사람,이리사람,부산사람,춘천사람 등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뒤섞여 어울리며 달린다.
다리 아래엔 장구, 꽹과리의 흥겨운 사물놀이패도 보이고
개천을 바라보며 레드섹소폰을 부는 사나이의 멋드러진
모습도 보인다.
세발자전거를 탄 우량아 미소도령의 이쁜짓이 정겹고
줌마 잔차의 장바구니에 태운
바둑이도령의 왈왈 짖는 모습도 귀엽다.
중랑천을 벗어나 민락동 송현 고등학교 옆을 지나
길옆
빈터에 집을 짓는 곳을 지나치노라니
목수의 대패질에 떨어지는
대팻밥이
목련꽃이 한꺼번에 지듯 우수수 아래로 지고 있었다.
설렁설렁 페달을 저은 끝에 솔향기 짙은 비탈진 산로로
접어드니
저앞 양지바른 곳 산아지랑이 너울너울 몸짓으로
반긴다.
무당거미 줄을 친 수풀의 짙은
풀내음도 반기고
소리새는 바람소리로 지저귀며 덩달아 반기니
홀로라이더는 절로 신바람나서 외로움을 벗는다.
떠돌이 방랑객의 끝없는
유랑처럼,
무거운 돌을 끝없이 되풀이해서 산 위로 굴려 올리는
시지프스처럼,
종착점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 위를 무한질주하듯
일상적으로 반복하는 나의 페달링
행위는
어쩌면 광활한 우주공간에 나를 알리는 신호 행위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낭만페달인 것만은 확실하다.
싱그러운 계절에 취해 지른 '야호'소리에 놀랐는지
통통한 비만토끼가 잽싸게 튀어 달아나는 모습에
산곰이 튀어나온 줄 알고 내가 지레 놀랐다.
녀석이 튀는 모습이 꼭 날으는돈까스
같기도 한데,
생각보다 잽싼 동작을 보면 이미개구리로다.큭큭.
말발굽처럼 굽은 산모퉁이 몇 굽이를 돌아서 조금 더 오르니
고즈넉한 산사가 보이기에 잠시 들려 약수를 마시다.
노자는 상선약수(上善若水)즉, “최고의 선은 곧
물"이라 했으니
어리석은 중생 이렇게라도 발버둥을 쳐야지
뭐.
게다가 인자요산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탑돌이를 하는 저 아낙은 무엇을 빌고 있을까?
하늘바람향이 어우러진 길을
한밀로 자전거 밀며
오르다 보니
어느덧 정상이다.
파란솔과 선바위 사이로 멀리 내려다보이는 구름&연못엔
아직
못안개가 걷히지 않고 남아 있어 자못 신비롭다.
선명하게 펼쳐진 지평선 위의 새하얀 구름을 바라보며
문득 선인의 세계를
그리다.
선계의 구름선비는 자전거 대신 착한용의 등에
올라앉아
"자! 하늘을달리자!"며 핸들삼아 고삐를 죄고 있을 듯하다.
산정에서 아랫돌에 발을 딛고 웃돌에 엉덩이 걸친
채
목우처럼 우두커니 앉아 상념에
잠기다.
몇년 전에 노란자전거를 달려 고향에 들렀을 때
고장난시계의 바늘이 멈추듯 오래 전의 기억에 생각이 멈췄었다.
언덕마루에 자리한 밭에서 서울에 간
보리오빠를 그리며
대바구니 옆에 끼고
토마토를 수확하던 이웃집 순덕이는
저 만치 아래 맑은내를 건너오는 잘생긴 사람이
꿈에 그리던
보고픈 그리운벗, 사랑하는 님인 걸 알아보고
양파 속살보다 고운 하얀미소를 머금다가
점점 함박웃음으로 바뀌는 걸 본 아버지의 놀림에 뾰루퉁,
"흥! 아부진 정말 멋대루야!"
하면서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얼굴을 붉게 물들이다가
급기야 마루에서 십자수를 놓던 이모님만 애꿎게 부르며
허둥지둥 집을 향해 뛰어들어갔었지.
'그때 순덕이의 입술은 정말 딸기보다 붉었지.'
동강 줄기를 따라 황토 길을 시나브로 달릴 땐,
황쏘가리, 버들치를 비롯한 물고기들이 내
동행이 돼 주었고
동강래프팅을 즐기던 젊은이들이 나를 보며
건넸던
반가운 손인사는 정말 커다란
위안이었지.
대청봉과 만물상을 먼발치로 바라보며
설악맨이 되어 설악 준령을 넘은 끝에
동해안으로 접어들어 일주하며 본 회오리바람에 떠올려진 용오름은
정말 환상적이고 멋진 하늘기둥이었지.
광개토의 기상이 서린 한민족의
초강대국을 꿈꾸며
해안가에 정박한
웅장한 군함의 갑판 위에선
멋진 제복 차림의 갑판사관과 캡틴이
우현 너머로 하늘을 물끄러미 올려다보고 있었지.
아마 그들은 안개가 짙었던 안개바다의 수면을 스치듯
동체이륙으로 날아오른 갈매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갈매기꿈을 좇고 있었을
거야.
가리왕산 가던 길.
싱그러운
맞바람을 맞으며
이삭이 군데군데 떨어진 농로를
달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스쳐 지나갔던,
굵은 힘줄 솟은 억센 팔로
4륜구동경운기를 몰던 농부의
밀짚모자엔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동그마니 앉았었지.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그런 서정 가득한
시골풍경은 점점 사라져가지만
고추잠자리가 짐짓 멋대로 촌부의 밀짚모자에 앉았던 모습엔
아직 그 개울하며 조약돌 던지던 소년소녀가
있었고
관촌수필
속의 향토색 짙은 정경까지 남아 있었어.
의뢰인인 조물주에게서 숲을 가꾸는 일을 떠맡기라도 한 듯
비는 엊그제부터 한이틀을 꾸준하게 내렸었지.
그래서 그런지 초여름 단비를 잔뜩 머금은 산의
표정은
온통 화사하게 웃는 표정이었지.
나무들도 웃고 풀들도 웃고 돌들도 웃는돌이었어.
전에 가 보았던
마니산과 아차산에도
지금쯤이면 그때 그 가리왕산처럼 벌써 숲이 무성해졌을 거야.
서늘한 바람을 느끼며 문득 정신이
들었다.
'저녁에 황사가 몰려오나보다.'
빛나던 태양은 황사 탓인지 연무 탓인지
언젠가 충무로 보석가게에서 보았던 빛나는 토파즈처럼
어느 결에 뻘건달이 되어 서편에
내려앉았다.
해질녘 그늘진 비탈쪽의 거목은
까망거인 괴물처럼
보였다.
'이제 그만 내려가야겠다'
산중의 땅거미는 성미가 급한 법.
나도 급한 마음에 빠르게 산을
내려왔다.
물론 여기서 '빠르게'란 의미가
객관적으로 비교하자면 마치 거북이닌자처럼,
조츰발이 조심조심 걷듯 느린
속도였겠지만
적어도 내겐 디아블로의 바바리안보다,
돌아온아톰보다도 더 빠르게
날아(날아?)내려온 속도였다.
몽골 초원을 거침없이 말달리던
징기즈칸(얼씨구?)처럼
애마를 몰고 우당탕 산을
내려와 신장로에
다다르니
저 멀리 내 돌아가야만 하는 우중충한 빛깔의
스페이스가 있다.
고층 아파트숲이 만든 스카이라인 아래에
서둘러 켠 네온싸인이 아직 남은 햇빛에 무색하다.
어렸을 때 굴렁쇠 굴리미였던 조그만
아이는
뒤늦은 중년의 나이에 자전거 타는 맛을 알게
되어
장고할 것도 없이 저금통의 머니를 과감히 털어
어렵사리 장만한 자전거를 타고
간단한 공구들을 배낭에 넣고 다니며 자연을
만끽하며 산다.
누가 인생은쓴커피라 했던가.
그러나 세상만사는
일체유심조.
우리 서로 내가참는다는 열린마음을 가지고
똥비국화 난무하는 노름판 같은
백팔번뇌에서 벗어나
그저
경천애토애인하는 경건한 마음을 되찾는
일이야말로
윤기있는세상을 가꾸는
경세지략의 한 방편이기 이전에
진정한 에고이스이스트가 되는 길일 것이다.
자전거와 함께하는 삶 중
일프로쯤은
타니마니하며 가끔씩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있지만
언제나 결론은 씨밀레, 자전거로 남았다.
동글동글
똥글뱅이 두 바퀴로 지로놀다가 가끔씩 넘어질지라도
나의 소박한 바램은 설경구가 외친 '나 돌아갈래'가 아닌
"나 그냥 자전거와 둥굴래"다.
부잣집 사람인들 어떠리, 가난한 집
사람인들 어떠리.
어차피 찰나의 불꽃처럼 짧은 인생이
아닌가.
활화산처럼 살다 간 오를레앙의 잔다르크처럼
잔차르크가 되어 벌판을 달리는 라이더를
꿈꾼다.
굳이 세속적인 물욕에 아둥바둥 매달리지 않아도
유유자적 느릿느릿 자전거를 달리며 듣는
휠셋의 허브에서 울려나오는 라쳇의 소리는
마치 망고레의 기타 선율처럼
들리니
대박의 삶이 어디 따로
있을손가.
자전거란 매커니즘에 해박한 엠티비천재들도 있지만
그저 자전거가
좋아서 줄창 타는 일밖에 모르는 날 가리켜
어떤 이들은 자전거교 교주라고
불렀다.
얼핏 사이비교주같은 어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불리는 게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아는 사람만 아는 그명성 그대로의 자전거여.
그대있음에 나는 운이 좋은 운짱이로다.
정말 그건그래.
에브리바디!!!! 으라차!!! 자전거를
타자.
러브 잔차나라다.
(한글 닉은 아니지만 총통님을 넣어야
하는데 가만있자..
'바이크홀릭님 얼레르꼴레르'는 어떨까?
아서라. 그냥반 겡끼
일으키실라.
그냥 대~충 여기서
마무리하자.)
=3=333=3333333333333
나는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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