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리운 바다 성산포 #2

........2000.06.30 17:46조회 수 143댓글 0

    • 글자 크기



그리운 바다 성산포 Ⅱ

일출봉에 올라 해를 본다.
아무 생각 없이 해를 본다.
해도 그렇게 날 보다가 바다에 눕는다.
일출봉에서 해를 보고 나니 달이 오른다
달도 그렇게 날 보더니 바다에 눕는다.
해도 달도 바다에 눕고 나니 밤이 된다.
하는 수 없이 나도 바다에 누워서 밤이 되어 버린다.

날짐승도 혼자 살면 외로운 것
바다도 혼자 살기 싫어서 퍽퍽 넘어지며 운다
큰산이 밤이 싫어 이부자리를 차내 버리고
사슴이 산속으로 산속으로 밤을 피해 가듯
넓은 바다도 물속으로 물속으로 밤을 피해간다.

성산포에서는 그 풍요 속에서도 갈증이 인다.
바다 한 가운데 풍덩 생명을 빠뜨릴 순 있어도
한 모금 물은 건질 순 없다.
성산포에서는
그릇에 담을 수 없는 바다가 사방에 흩어져 산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을 가장 죽기 좋은 곳
성산포에서는 생과 사가 손을 놓지 않아서
서로가 떨어질 순 없다.

파도는 살아서 살지 못한 것들의 넋
파도는 피워서 피우지 못한 것들의 꽃
지금은 시새워 할 것도 없이 돌아 산다.
사슴이여 살아있는 사슴이여
지금 사슴으로 살아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꽃이여 동백꽃이여
지금 꽃으로 살아있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사슴이 산을 떠나면 무섭고
꽃이 나무를 떠나면 서글픈데
물이여 너 물을 떠나면 또 무엇을 하느냐
저기 저 파도는 사슴 같은데 산을 떠나 매맞는 것
저기 저 파도는 꽃같은데 꽃밭을 떠나 시드는 것
파도는 살아서 살지 못한 것들의 넋
파도는 피워서 피우지 못한 것들의 꽃
지금은 시새움도 없이 말하지 않지만



    • 글자 크기
그리운바다 성산포 #3 (by ........) 그리운 바다 성산포 # 1 (by ........)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40 Bikeholic 2019.10.27 3105
6223 Re: 와우님. ........ 2000.06.30 141
6222 Re: 가리왕산 정보 너무 감사합니다(내용무). ........ 2000.06.30 169
6221 Re: `색시야 10만원만....` ........ 2000.06.30 149
6220 Re: 홀릭님 제것두... ........ 2000.06.30 150
6219 Re: 어제오늘 일이겠습니까? ........ 2000.06.30 144
6218 Re: 축하축하.. ........ 2000.06.30 144
6217 으음... 체인만....;;;; ........ 2000.06.30 177
6216 관광번개....6/30 ........ 2000.06.30 184
6215 방을 구합니다... ........ 2000.06.30 142
6214 Re: 그것이 알고 싶다 ........ 2000.06.30 164
6213 바이커님! GT-STS에 뭘 더 바래~(내용무) ........ 2000.06.30 166
6212 홀릭님이 한빛소프트 사라내요..^^ ........ 2000.06.30 315
6211 요즘 홀릭님의 게시글이.. ........ 2000.06.30 170
6210 100원 ........ 2000.06.30 140
6209 그리운 바다 성산포#5 ........ 2000.06.30 143
6208 그리운 바다 성산포 #4 ........ 2000.06.30 164
6207 그리운바다 성산포 #3 ........ 2000.06.30 145
그리운 바다 성산포 #2 ........ 2000.06.30 143
6205 그리운 바다 성산포 # 1 ........ 2000.06.30 162
6204 내일도 모레도 비비비비 ........ 2000.06.30 164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