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시애틀은 겨울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뭐 내내 봄/여름/가을밖에 없는 곳이다보니 내내 가을 분위기군요.
옐로스톤 마지막캠핑을 끝내고 돌아오는길에 와이오밍주를 두루 거쳐서, 아이다호주를 가로로 관통하며 사람 한명없는 산속에서 정녕 가을을 맛보았습니다.
아이다호시티를 지나 산속으로 몇시간을 들어가니 사람한명없는 적막의 숲이 나오더군요.
일체의 잡소리 없이 제숨소리와 솔방울 떨어지는 그런 적막이었습니다.
산속에도착한게 새벽 2시30분이었으니 무섭긴 지랄맞게 무섭더군요.
급히 인터넷으로 지도를 보고 숙영지를 정하는 재미란..ㅋㅋ 가급적 깊은곳/사람 없을만한 곳을 찾아가는 이 못된 버릇은 미국에 와도 못버리나봅니다.
아침11시에 일어나보니 몇미터 전방에 왠 짐승의 응가가 한웅큼 놓여있더군요. 동물의 털이 잔뜩 들어있는 누군가의 응가.
햇반 한개 후딱 흡입후에 출발하여 오레건주를 대각선으로 관통하며 또다른 가을 정취를 만끽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만..문제는 하루에 800마일을 운전했더니 어깨가 엄청 뻐근하더군요.
집에 돌아오니 제 꼬라지가 이랬습니다.
TV를 보니 전당포에물건 맡기고, 빚쟁이들한테 물건 차압하고 뭐 이런거만 리얼로 보여주는 프로가 있던데 어째 거기 나오는 험한 인생들은 하나같이 수염을 달고 있더라는.
그래서 오늘부로 수염 싹 밀어버립니다. ㅋㅋ
열흘동안 세수도 잘 못하고 다녔습니다. 머리카락은 피부화되어 털인지 머릿가죽인지도 모르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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