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담배 두 갑을 물에 적셔서 뭉개버리고 이 라이터도 부숴버릴까 하다가
며칠 있으면 돌아오는 마누라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는 데 쓰기로 했습니다.
30여 년 골초 생활을 하다가 난생 처음 금연에 성공해 1년 넘게 담배를 끊었을 때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러나 크게 낙담할 일도 아닌 일로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됐는데 그야말로 헤비스모커가 됐지요.하루에 보통 세 갑을 피워댔고 심할 경우 다섯 갑을 피운 적도 있습니다. 그런 저로 인한 폐해는 식구들에게 미쳤습니다. 저의 집 백서른다섯 식구들이 그야말로 수난이었죠. 사랑하는 마누라와 직장에 다니는 아들놈, 대학에 다니는 딸아이, 그리고 앙증맞은 말티즈 강아지 토미. 그리고 제 방에서 어항에 키우는 구피 130마리. 백서른다섯 식구 맞죠? 제 방에서 문을 쳐닫고 피운다고는 하지만, 문틈으로 새어나간 담배연기 탓에 식구들이 기침을 합니다. 그런데도 끊지 못하고 계속 피워댔습니다. 마음이 무척 괴로웠지요.
며칠 전의 일이었습니다. 밤 기온이 거의 영하로 떨어졌는데 일은 해야겠고, 담배는 피워야겠고.파카 점퍼를 걸치고 창문을 몇 시간 열어놓았는데, 아침에 문득 보니 구피 치어 열세 마리가 얼어죽은 겁니다.ㅠㅠ. 숫자가 늘어나면 즐겁게 분양까지 하면서 애지중지 키운 건데요. 여태 병으로 죽은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담배 탓에 떼죽음을 당한 거지요. 담배 참 여러모로 사람 구질구질하게 만듭니다. 물론 구질구질하게 만드는 주체는 저이지요.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다부지게 끊어 보겠습니다.
그리고 올해 안에 자전거로 가파른 천보암 업힐에 도전하겠습니다.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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