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셨어요?
앞잡이 독립군집 기웃거리듯 가끔 들어와보면서
그래도 글쓰시는 분들이 비교적 많아져서 흐믓했습니다.
오늘이 입동이라더군요.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르고 살다보니
절기는 고사하고 요일도 모르고 삽니다.
바쁘다는 말이 아니고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의 특성이 그런거죠.
어제는 구리 한강둔치에 유채꽃을 찍으러 갔었습니다.
봄에 유채, 가을에 코스모스 축제를 하는 곳인데
코스모스 축제가 끝나고 유채를 뿌렸나봅니다.
봄의 그것만은 못해도 이채롭다는데는 이론이 없어서
같이 근무하는 동호인과 갔었구요.
지난 한 주 동안은 교육을 다녀오고
편하게 쉬어서 그런지 몸이 근질거립니다.
피곤한 것이 아니고 나태해지는 증상입죠.
어제 자전거를 타러갈려다가 사진을 찍었으므로
오늘은 꼭 자전거를 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소매가 늘어난 색 바랜 오래 된 바람막이 속에
등산 티 하나를 걸쳤는데 등에 쬐는 햇빛이 따스합니다.
이대로 산에 오르면 틀림없이 땀을 흘리겠거니 생각이듭니다.
바지는 간절기용 통바지를 입었습니다.
이것도 좀 무겁다는 생각이듭니다.
자주 오르던 곳이지만 갈 때마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을 보면
이젠 동호인이라고 말할 자격도 없습니다.
터덜터덜 업힐을 하는데 노인 한 분이 내려옵니다.
바지가 척척하게 젖어오기 시작할 때입니다.
노인은 골덴바지를 입으셨네요.
신발은 샌달이고~~
아마 며느님에게 쫓겨났거나
늙은 마나님의 성화 때문에 나왔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혼자 픽 웃습니다.
싱글길은 온통 낙엽으로 뒤덮여있습니다.
처음 그 길을 개척할때의 모습입니다.
동네에 자전거 타는 사람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때라
혼자 독무대처럼 개척하러다니던 생각이났습니다.
무서워서 끌고 다니던 곳이었는데 점차 탈 수 있을 때의 희열,
그 때는 라이딩에 방해가 되는 것은 톱질을 해댔습니다.
산 나무는 자르지 않았지만 죽은 나무는 가차없이 잘랐었죠.
그 때의 내 행동이 우습다는 생각이듭니다.
낙엽 밟히는 소리를 들으며 추억에 젖어보는
홀로가는 라이딩,
앞으로도 계속 이럴테지만 이렇게라도 유지하고 싶습니다.
짧게 땀 흘리고 들어온 입동날 라이딩,
아마 흔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구리 한강 둔치의 유채꽃, 참 이채로운 광경이다.
봄과 가을이 같이 있는 묘한 느낌
남한강 자전거도로의 개통으로 양평까지는 가는 동호인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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