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그콘서트를 보면 박성광이라는 개그맨이
침을 튀기며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일 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일류에 대한 집착이 심해진 것 같습니다.
얼굴이 예뻐야 대접을 받고
몸이 좋아야 대접을 받는다며
뜯어 고치고 몸을 만들기 위해서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명문대를 나오려고
사교육에 많은 투자를 합니다.
'내면을 보는'사람이 적어진 것이지요.
직장도 그래서 일 등만이 살아남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성과를 올리느냐 못 올리느냐로 평가가 되고
거기서 뒤쳐지면 죽는 세상이 온 것이지요.
저희 직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저 하루 아무 사건 없이 지나가는 것이 잘 된 것이 아니라
어떤 범죄든지(특히 점수가 주어지는) 잡아 넣어야 잘했다고 하지요.
실은 관내가 평온한 것이 목적이 될 수도 있을 터인데
평가를 하는 사람들의 잣대는 그것이 아닌 듯 합니다.
창피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저는 지난 연말에 쥐꼬리 같은 '팀장'의 직위를 박차고
'백의종군'하고 있습니다.
작년 거의 일년간 평가에서
누계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기 때문입니다.
그 일로 인해서 수 없이 지적을 받고
대책보고를 하기도 하였지만
누군가는 꼴찌가 있어야 하는 실적 경쟁에서
그 화살이 저에게 꽂혔던 겁니다.
당분간은 포기하고
그 화살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기도 하였지만
무너진 자존심은 회복할 길이 없습니다.
급기야 올 초에 있었던 정기 인사에서
저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몇 몇 팀장은
강제로 백의종군의 치욕을 걲었습니다.
학창시절,
쉽다면 쉬운 시험에 떨어지고나서부터
경쟁이 싫어서 어떤 시험도 보지 않았습니다.
시험이라고 본 것은
현재 직업의 채용시험과
면허시험이 전부였습니다.
직장의 진급시험도 보지 않아서
진급도 늦어졌죠.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 놔 두지를 않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편하게 산 것이죠.
무한경쟁시대에서 낙오되었다는 생각도 나고
요즘 심사가 좀 괴롭습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점차 나누어 먹고 사는 직업에서
'인력'만으로 보는 직업으로 변해가는 것 같네요.
복지라는 것을 염두에 둔 배려가 아니라
'저 사람 하나를 자르면 신입사원 몇 사람을 채용할 수 있다'는 논리로….
"일 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웃고 넘길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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