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자전거 마니아 동아고 하광오 교사
알프스산맥 자전거로 넘은 '나폴레옹 선생님'
험준한 알프스 산길 430㎞를 자전거로 달린 하광오 동아고 교사. 그에게 도전은 곧 자기존재의 확인이다. 모교이자 직장인 동아고에서 자전거로 계단을 내려오는 하 교사.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방학 때 일주일간 430㎞ 주파
- 동호인과 하루 11시간 페달 밟아
- 극한스포츠 체력보다 정신력
- 다음 목표 북아메리카 록키산맥
동아고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하광오(45) 교사는 전문 연주자 출신이다. 대학에서 오보에를 전공한 뒤 마산시향단원으로 5년간 활동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하 교사는 학생들에게 '자전거 타는 선생님'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 교사는 지난 여름방학(8월 2~8일) 때 엄청난 일을 해냈다. 독일의 오베르스도프에서 이탈리아의 가르데 호수에 이르는 알프스 산맥을 자전거로 넘었다. 거리만 무려 430㎞, 최고봉은 2843m였다. 그는 인터넷에서 만난 동호인들과 의기투합해 일주일간 사투를 벌였다. 많게는 하루에 11시간 동안 페달을 밟아 90여 ㎞를 전진했다. 해발 800m에서 시작한 '고행의 길'은 끝이 없었다. 갈수록 가팔라지는 산은 보통의 사람들에게 극한의 인내를 요구했다. 길은 더없이 험했다. 거의가 돌, 자갈길이었고 아예 길을 찾기 힘든 계곡도 만났다. 그러면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험준한 계곡길을 따라 한발 한발 내디뎠다. 밑은 천길 낭떠러지. 아차 하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이전에 집사람과 함께 알프스를 여행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사람들이 자전거로 알프스를 오르는 것을 보고 언젠가는 나도 한번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마침 그런 기회가 생겼기에 주저하지 않고 밀어붙였습니다. 집안의 반대요? 아내가 더 적극적으로 밀어주던데요."
하 교사의 이번 알프스 도전은 우연하게 이뤄졌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의대에 재학 중인 재독한인자전거클럽 김창민(26) 씨가 인터넷을 통해 지원자를 모집했고, 이를 본 하 교사가 참가의 뜻을 밝혔다. 대원은 모두 6명으로 꾸려졌다. 하 교사와 김 씨를 포함해 박희성(20) 유영환(25) 씨 등 두 명의 독일 유학생, 이강세(49) 김선우(38) 씨 등 서울지역 중학교 교사 두 사람도 힘을 보탰다.
현재 알프스에는 많은 산악 자전거 길이 개척돼 있다. 매년 대회도 열린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더러 참가한다. 하지만 특정 시합이 아니라 동호인들이 스스로 루트를 열어가며 알프스를 넘은 것은 공식 기록이 없다. 하 교사 일행은 길을 찾는 것에서부터 거리 계산, 숙박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신들의 손으로 해결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의 시도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지의 가이드들도 자신들이 기억하는 한 그동안 자전거로 이런 도전을 한 사람들 가운데 한국인은 물론이고 동양권 사람도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여느 극한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산악 자전거도 체력보다는 정신력을 요구합니다. 내가 이 짓을 왜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 포기해야 합니다. 그러나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번 빠지기 시작하면 절대로 헤어나지 못하거든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하 교사는 한때는 마라톤으로 몸을 단련했다. 산악 자전거의 매력에 흠뻑 젖어든 지금은 명지에 있는 집에서 괴정의 학교까지 13㎞(편도) 거리를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그리고 1주일에 두 번가량 동호인들과 땀을 흘린다. 하 교사는 내친김에 학교에 자전거 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알프스를 넘은 하 교사의 다음 목표는 북아메리카의 록키산맥. 험하기로 치면 세계 어디에다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곳이지만 하 교사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도전과 자아실현이라고 밖에 대답할 게 없습니다. 거기에다 제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 선생님의 이런 모습을 좋아해주니 뿌듯하기도 합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 입력: 2009.09.06 21:09 / 수정: 2009.09.06 오후 9: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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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산맥 자전거로 넘은 '나폴레옹 선생님'
험준한 알프스 산길 430㎞를 자전거로 달린 하광오 동아고 교사. 그에게 도전은 곧 자기존재의 확인이다. 모교이자 직장인 동아고에서 자전거로 계단을 내려오는 하 교사.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방학 때 일주일간 430㎞ 주파
- 동호인과 하루 11시간 페달 밟아
- 극한스포츠 체력보다 정신력
- 다음 목표 북아메리카 록키산맥
동아고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하광오(45) 교사는 전문 연주자 출신이다. 대학에서 오보에를 전공한 뒤 마산시향단원으로 5년간 활동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하 교사는 학생들에게 '자전거 타는 선생님'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 교사는 지난 여름방학(8월 2~8일) 때 엄청난 일을 해냈다. 독일의 오베르스도프에서 이탈리아의 가르데 호수에 이르는 알프스 산맥을 자전거로 넘었다. 거리만 무려 430㎞, 최고봉은 2843m였다. 그는 인터넷에서 만난 동호인들과 의기투합해 일주일간 사투를 벌였다. 많게는 하루에 11시간 동안 페달을 밟아 90여 ㎞를 전진했다. 해발 800m에서 시작한 '고행의 길'은 끝이 없었다. 갈수록 가팔라지는 산은 보통의 사람들에게 극한의 인내를 요구했다. 길은 더없이 험했다. 거의가 돌, 자갈길이었고 아예 길을 찾기 힘든 계곡도 만났다. 그러면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험준한 계곡길을 따라 한발 한발 내디뎠다. 밑은 천길 낭떠러지. 아차 하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이전에 집사람과 함께 알프스를 여행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사람들이 자전거로 알프스를 오르는 것을 보고 언젠가는 나도 한번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마침 그런 기회가 생겼기에 주저하지 않고 밀어붙였습니다. 집안의 반대요? 아내가 더 적극적으로 밀어주던데요."
하 교사의 이번 알프스 도전은 우연하게 이뤄졌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의대에 재학 중인 재독한인자전거클럽 김창민(26) 씨가 인터넷을 통해 지원자를 모집했고, 이를 본 하 교사가 참가의 뜻을 밝혔다. 대원은 모두 6명으로 꾸려졌다. 하 교사와 김 씨를 포함해 박희성(20) 유영환(25) 씨 등 두 명의 독일 유학생, 이강세(49) 김선우(38) 씨 등 서울지역 중학교 교사 두 사람도 힘을 보탰다.
현재 알프스에는 많은 산악 자전거 길이 개척돼 있다. 매년 대회도 열린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더러 참가한다. 하지만 특정 시합이 아니라 동호인들이 스스로 루트를 열어가며 알프스를 넘은 것은 공식 기록이 없다. 하 교사 일행은 길을 찾는 것에서부터 거리 계산, 숙박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신들의 손으로 해결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의 시도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지의 가이드들도 자신들이 기억하는 한 그동안 자전거로 이런 도전을 한 사람들 가운데 한국인은 물론이고 동양권 사람도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여느 극한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산악 자전거도 체력보다는 정신력을 요구합니다. 내가 이 짓을 왜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 포기해야 합니다. 그러나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한번 빠지기 시작하면 절대로 헤어나지 못하거든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하 교사는 한때는 마라톤으로 몸을 단련했다. 산악 자전거의 매력에 흠뻑 젖어든 지금은 명지에 있는 집에서 괴정의 학교까지 13㎞(편도) 거리를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그리고 1주일에 두 번가량 동호인들과 땀을 흘린다. 하 교사는 내친김에 학교에 자전거 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알프스를 넘은 하 교사의 다음 목표는 북아메리카의 록키산맥. 험하기로 치면 세계 어디에다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곳이지만 하 교사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도전과 자아실현이라고 밖에 대답할 게 없습니다. 거기에다 제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 선생님의 이런 모습을 좋아해주니 뿌듯하기도 합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 입력: 2009.09.06 21:09 / 수정: 2009.09.06 오후 9: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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