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휴가내고 예약했던 짜수님 근무하는 병원으로 가던 차에
동네 골목에 그동안 수차례 지나다녔건만 겉으로 봐선 허름하고 오래된 미장원 하 나가 보이더군요
(음...저런데가 머리는 잘 깍는법이지...시설만 요란하고 화려해 봤자 머리도 머리는 못깍고 돈만 비싸...)라는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해 일단 점찍어 두고는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10시까지 오라는 짜수님의 말이 있었는데 어찌저찌 하다가 11분을 초과 해서 도착해서
검사 마치고 짜수님과 점심먹고 커피 한 잔 마시고는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헤어져서
그 점찍두었던 허름하고 오래된 미장원으로 향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외관 바슷하게 아주 오래된 인테리어에 화장대와 의자,쇼파들을 보고는
역시나 예상했던 그대로 수십년의 세월 만큼이나 오래된 것들로 보여 집니다.
추측으로 50대 초반 되어 보이시는 여사장님께서 "한바탕 아주머니들 퍼머 끝내고 잠시 한 숨 돌리고
점심 먹으련던 참였는데요" 하십니다.
"허~!! 이거 점심이 늦어지시게 해서 죄송 합니다."
"괜찮아요..식사시간이 항상 그렇죠.."
제 머리숱이 별로 없는데다가 곱슬이다 보니 머리가 조금 길면 지저분 해지는 머리라
조금만 길면 깍아야 되고, 명의는 환자를 보고도 증상을 안다했듯이 사장님 제 머리 보시더만
"아저씨 머리 스타일은 우리같이 좀 오랜시간 머리 깍는 사람한테서 하셔야 제대로 깍습니다.
더구나 머리 숱도 없으시고 가는데다가, 곱슬이시니까 퍼머도 해보고 머리도 올려본 사람들이 실력이 있죠
인테리어와 조명등으로 화려 하게 해놓고 해봐야 머리 깍는 배움의 장소일뿐 입니다."
이 말씀에,
사실 공감이 가는게 회사 옆건물에 있는 ***라는 헤어샵이 있는데
사장은 30대 초,중반의 젊은 남자 사장이고 바쁠 때만 좀 거들고 애인인지, 아리송한 20대 여자분만 장수하고
지금 수년간 바뀐 여직원이 많다.
그나마 조금 잘 깍던 아주머니도 3년 정도 하다가 그만 두고 이후로 온 아주머니들 전부 꽈~당~!!
이참에 동네 어딘가에 잘 깍는 미용실이 있을텐데 찾아 봐야지 했는데 제대로 찾았습니다.
"머리는 어떻게 깍아 드릴까요?"(이미 간파를 하신 눈치였는데..)"
"에~옆머리와 뒷머리는 짧게 해주시고 앞머리는 살짝만 정리 해주세요..(이마는 덮어야 허니께요..ㅠㅠㅋ)
머리를 깍으시면서 미용실이 이 동네의 이자리에서 30년 째 하고 계시다는 이야기며,
에어컨도 30년된 에어컨인데 지금까지 고장이 한 번도 없었다는 이야기와
단골들 이야기로 자찬도 하십니다.
하지만,
그 자찬이 저에겐 과하거나 부담스럽게 들리지가 안더군요.
한 자리에서 30년을 머리 깍는 일을 계속 하시고 그 때의 샵에있는 의자들이며 오래된 에어컨,화장대,거울들을 바라보며
제가 오히려 찬사와 감탄을 연발하게 됩니다.
머리를 다 깍고 거울에 비친 제 머리를 보니 (역시~탁월한 선택이었어~!!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발비가 얼마 하는지 몰라 만원짜리 한 장을 건네며 "수고 하셨습니다." 라는 말을 드렸는데
잔 돈이 없으신지 "잠깐만 기다리세요" 하시며 밖으로 버선발로 뛰어가시는 모양새가 새색시 시어머니 불호령에
뛰어가는 모양같더군요.
다녀 오시더니.
"원래 8,000원인데 아저씨께선 머리숱도 없으시고 하니까 1,000원을 빼드릴께요~!!"
허허허~!!! 꺽어진 40대 중반 평생에 머리숱 없다고 거금 1,000원이나 깍아 주는 이 감동의 무브먼트란 여지껏 한 번도 누리지도
대우 받은적이 없거늘....멀숱이 없으면 당연한 특권인 것을 멀숱 없는 분들이여~!!!이 당연한 대우를
다른 미장원과 이발소는 대우를 안해주나...멀숱 읍는게 죄가 아니잖유~!!
우리의 자율권을 정부는~보장하라~!! 보장하라~!!
우현님과 온바님,나홀로산행님은 한 3,000원 정도 깍아 주실거라 생각되는군유~ㅋㅋㅋ
그나저나 지긋지긋한 장마 뒤에 이누무 먼 비가 천둥번개에 음청 오는지....멈추질 안는군요.
회원님들 비로인한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비 자주 오니까 멀숱읍는 나 머리카락들이 머리에 착~붙어서 스똬일 안나는디...ㅋㅋㅋ)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