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전에 쓴 글에 대해 마무리 해야 할 필요를 느껴 간만에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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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거부터 1세대 까지 전기자전거 트랜드
2. 시간이 흘러 왜 가벼운 모터가 답인가
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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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현재, 경량 전기자전거 시대
모든 문제의 시작은 2019년 까지 출시된 1세대 전기산악자전거 입니다.
시마노의 e8000모터가 나오면서 브로제 모터를 사용하는 스페셜라이즈드, 보쉬모터를 사용하는 여러 메이커 등등 거의 비슷한 사양으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수렴진화 처럼 말이죠.
대부분의 스펙은 150미리의 트레일급 ~ 180미리의 엔두로급에 따라 22~26kg의 완차 무게를 가집니다.
일반 산악자전거와 같은 부품을 사용하고 다른것은 새롭게 설계 된 전용 전기산악자전거 프레임, 그리고 모터/배터리/컨트롤 어셈블리 유닛입니다.
프레임을 보면 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하면서도 분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기존의 산악자전거처럼 완전한 파이프를 용접해서 하는 방식의 프레임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다운튜브/비비는 H빔과 같은 형태로 만들고 모터 마운트는 하단 보호를 위해 대개가 서브프레임이 추가 됩니다. 이 때문에 프레임 무게는 카본/알미늄에 따라 4~6kg에 달하게 됩니다.
배터리는 통상 500wh에 3~5kg 정도 나가게 됩니다. 70~90nm 토크 출력을 보이는 모터 역시 4~5kg에 달합니다.
즉, 같은 트레일~엔두로급의 전기산악자전거는 전동화 부품이 8kg 전후, 프레임 무게 증가가 2~3 kg에 달합니다.
<최상급 모델 간의 비교이며, 1세대 알루 모델과 2세대 최고급 모델의 무게 차이는 8kg에 달함>
1세대 전기자전거의 마이너 체인지 버젼인 2023년 현세대의 풀파워드 전기산악자전거는 모터 출력이 10~20%가량 증가, 배터리 용량은 500 → 700wh 급으로 증가 됩니다.
1세대 전기산악자전거의 감량 포인트를 적용한 신형 프레임으로 500g~1kg가량 감량 되었고, 경량과 출력향상 된 신형 모터도 적용 되었지만 근본적으로 배터리 용량이 40% 가량 증대=중량화 입니다.
2017년 부터 나온 1세대 e전기산악자전거와 2022년 까지 나온 '풀파워드 전기산악자전거'의 무게는 큰 차이가 없게 됩니다.
카본프레임에 최고급 드랍 트레인과 콤포넌트, 카본휠을 쓴 제품이나 20~21kg정도 나가게 됩니다. 물론 가격은 1만불 ^^이 넘어갑니다.
결국 경량에 대한 갈증은 해소되지 않았고, 2019년 부터는 여러 스타트업, 기존 산업군의 강자 중(?)에서 이게 시장이 된다 생각하여 여럿 뛰어 들게 되어 본격적인 경량의 모터킷이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대개가 남부독일~스위스~북부이탈리아에 걸쳐지는 공업벨트(?)의 자동차 관련 모터, 전장을 만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업체들입니다.
한편, 이런 미드킷 방식의 모터 외에도 1편에서 본 바와 같이 전기자전거의 본격적인 구동 방식 중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한 것은 허브모터킷 입니다. 그러나 MTB에는 이게 적용될 수 없습니다.
이유는 같은 출력임에도 자전거의 드라이브트레인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최대 500%까지 달하는 소위 '기어비'를 쓸 수가 없습니다. 뒷바퀴가 모터 회전 1:1에 맞추어서 굴러갑니다. 업힐을 해야 하는 산악자전거에는 치명적 단점입니다.
언젠가 허브모터에 내장변속기가 장착이 된다면 이 이슈는 해결 될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바 입니다. 기존 일반 산악자전거의 프레임에서 약간의 강성만 증가 = 한단계 낮은 덜 경량화 된 프레임으로 얼마든지 전동화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올마운틴급으로 나온 프레임은 정말이지 스윙암만 약간 튼튼한 놈으로 가면 되겠군요.
로드와 그래블바이크 라이딩에서는 충분히 감당할만한 출력이기에 한편으로는 이쪽에서는 여전히 경량의 허브모터를 이용한 방법으로 출시 되고 있습니다. 물론 위의 자이언트 처럼 미드킷을 쓰는 제품도 있습니다만, 매우 무거워져서 로드의 경쾌한 맛은 줄어듭니다.
다시,, 과연 라이더들이 원하는 경량 전기산악자전거는 어떤것일까요?
매우 간단합니다. 카본 내지 알루미늄제 산악자전거의 트레일~올마운틴급 자전거 수준의 무게를 지니면 됩니다.
이런 자전거는 2~4천불 정도 하는 것이면 알미늄제로 13~17kg 정도의 무게를 지닙니다.
5천~1만불 정도의 카본제 프레임+휠셋+콤포넌트 조합이면 11~13kg정도 나가게 됩니다.
우리는 전기산악자전거는 전동화 부품만 8kg에 달하기 때문에 풀카본으로 만들어도 20kg 밑으로 떨어트리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이 때문에 적정한 수준까지 출력과 배터리 용량을 줄일 수 밖에 없는 것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러면 과연 어느 선 까지 해야 할까? 이것이.. 2019년 부터 2023년 현재까지의 이틉 핫-이슈 입니다.
- 경량 전기산악자전거의 주행거리는 기존의 1세대 풀파워드 전기산악자전거와 같은 수준은 나와야 합니다.
- 무게는 근력자전거 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또한 모터의 출력은? 적어도 사람이 평균적으로 내는 페달링 파워 만큼 나와야 1:1비율로 모다맛은 봐야하지 않을까요?
- 가격은? 모터 업체들 하고 싶은거 다해~가 아니라 우리가 일단 돈은 신경쓰지 않고 개발할게.. 하고는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표를 만들었습니다.
4천~6천불 정도 하던 1세대 전기산악자전거에 비해 경량 전기산악자전거는 시작이 7천불이 되었습니다.. S-WORKS같은 것은 국내 MSRP가 1900만원까지 가버렸습니다.. ㅎㅎㅎㅎ
이정도 수준의 가이드라인으로 시장에서 다양하게 나온 경량 자전거들은 생각보다 자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16kg대라는 광고를 보고 구입했는데, 그것은 천만원이 넘는 최고급 모델이나 가능한거지, 내가 살 수 있는 경량 전기산악자전거는 7백만원짜리라 무게가 18~19kg나 나가기 때문에 가볍긴 한데,
만족스러운 건 아니고 그러면서 모터 파워는 왜이리 떨어지는지... 하고 후회하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경량 이틉은 확고한 목적을 갖고 사지 않는이상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닙니다.
무게/출력/가격의 세가지 항목을 다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몇가지 케이스를 들어보며 마칩니다.
1. 스페셜라이지드 SL 시리즈 1세대 (1.1SL모터) : 무게/출력/가격의 항목 중 무게만
기존 풀파워드 리보에 비해 2~100% 비싼가격. 40%가 안되는 최대출력. 반도 안되는 배터리용량
가격과 출력을 못맞추어도 무게 하나만 만족 시킬 수 있다면 꽤 만족할 수 있는 라이더들이 생긴다.
의외로 시장에서 반향을 미루었으나 리보SL의 경우 2022년을 기해 단종.
케니보SL은 의외로 늦게 나왔으나 리보와 같은 시스템을 사용.
의외로 경량 시장에서 뒤늦게 나온 편이나, 시장의 표준이 된 제품. 320wh 배터리(1.9kg), 35nm모터(1.9kg)로
1세대 풀파워드를 딱 절반으로 줄어들게 함.
2. 포커스 레이븐2 : 무게/출력/가격 모두 안됨.
FAZUA의 evation 시스템을 씁니다. 가격 비교적 합리적입니다. 탑모델은 15.5kg, 하위모델은 18kg나갑니다.
제가 한 때 하위모델 세일 때에 직구를 진지하게 고려했던 제품입니다.
세가지 항목을 만족 시키는데 망한 이유는? 경량 전기산악자전거의 개념이 생겨나기도 전인 2017년 당시 스펙을 라이더들이 받아들일 수 없던 시절입니다. 2023년 현재에 보면 완전 선녀입니다.
3. 오베아 라이즈 : 무게/출력을 만족.
시마노e8000시스템을 디튠과 약간의 경량화를 통해 준수하게 나온 제품.
현재 국내 경량 전기산악자전거은 스페셜라이지드 SL시리즈와 오베아 라이즈 두 제품 밖에 없다고 보면 됩니다.
가격은 불만족이나, 2023년 현재 출시 된 타사에 비해서는 그래도 다시보니 선녀였나? 싶습니다.
이렇듯 경량 전기산악자전거는 무게/출력/가격 중 1~2개 밖에 충족 시키지 못하며 2가지를 충족시킬 수만 있어도 성공한 것이라 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가격은,,, 전기자동차와 같습니다.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져도 전세계에 남아돌게 보급될 정도가 되지 않으면 가격은 절대로 내려가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동안 계속 보던 해외 매거진이나 포럼 등을 보면서 주변 지인들과 얘기 했던것을 대충 엮어서 써보았습니다.
사실, 갑자기 글을 쓴 가장 큰 이유는 오늘 공식적으로 국내에도 엠바고가 풀린 스페셜라이지드SL모터 2세대가 드디어 나왔기 때문입니다.
윗 내용에서 경량 전기산악자전거는 두가지를 충족시키면 된다고 했는데, 드디어 1.2SL모터가 나오면서 출력이 기존 35nm → 50nm으로 향상 되었습니다.
그리고 프레임의 강성과 지오메트리, 포크의 트레일/레이크 등이 이제 거의 무르익은 단계라 봐도 될듯 합니다.
앞으로의 전기산악자전거 시장은 경량 제품이 대세가 될 것입니다. 풀파워드는 프레임의 내구성과 고용량의 배터리 때문에 경량에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수요는 분명하게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작아지는 비중이나마 고정적으로 자리잡게 될 거라 봅니다.
그리고 3가지 팩터 중 절대로 해결 할 수 없는 '가격' 이것은 아마 꽤 긴 시간 동안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그 이유는 전기산악자전거 모터는 현재 하이테크로, 수 많은 기존의 모빌리티의 영역에 있는 업체들에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금방 계획적 진부화가 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전기자전거에만 국한되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틉 모터를 만드는 업체들은 기존 산업의 강자들입니다. 야마하, TQ, 브로제, 말레, 시마노, 보쉬,컨티넨탈 등 모두 자동차 같은 모빌리티의 전장 부품, 내연기관을 만드는 회사들입니다.
4kg 정도 나가는 1천불 짜리 브로제나 시마노 모터는 테슬라 모델3에 들어가는 모터의 10~20% 정도 출력으로 전기산악자전거 모터 개발=전기차 개발과 연관성이 있는 것입니다. 괜히 포르쉐가 파주아를 인수한 게 아닙니다.
https://newsroom.porsche.com/en/2022/company/porsche-fazua-ebike-acquisition-28665.html
끝으로 간단히 요약하자면..
1. 기존의 전기산악자전거는 너무 무겁다
2. 과연 어떤 경량 전기산악자전거을 만들어야 하는가? 무게/주행거리/가격의 삼박자 충족 불가
3. 기술적으론 충족 될텐데 만족할만한 수준의 가격이 될 수가 없는 것이 앞으로의 전기산악자전거
입니다. 다음에는... 왈바에는 올드스쿨 라이더분들이라 요즘 근력 자전거가 옛날 26인치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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