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인가 십자수님께서도 금연을 선언하신 걸로 알고 있고
가끔 반복하여 선언했던 저는 양치기 소년이 되고 있습니다. 흑.
뭘 사도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 절대로 가지 않습니다.
경제는 잘 모르지만 동네 구멍가게까지 점령하고 있는 재벌기업들에게 몰린 돈이
아래로 되돌아올 거라는 생각에 회의가 들기 때문이지요.
대형마트에 우르르 떼지어 몰려가는 서민 아지매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만,
어쩜 제 생각이 옳은 것만은 아니겠지요.
동네에 조그만 수퍼에 가서 담배를 살 때면
'그래, 이게 아마도 마지막 담배일 거야'
하는 마음을 항상 갖습니다.
그러나 그 꾸준한 마음이 우유부단하고 끈기가 없는 위인의 유일한 끈기가 되고 말았죠.흑.
조그만 구멍가게 아저씨가 저보다 서너 살 아래인데 가면 늘 우스개 소리를 주고받습니다.
이 친구는 제가 담배를 사러 갈 때마다,
"어? 아직도 못 끊으셨어요? 참내, 안 팔아요."
합니다.
"그러지 말고 내 좋은 말 할 때 2,500원어치만 줘."
인상을 쓰는 척하면서 3,000원을 내밉니다.
"왜요? 3,000원어치 다 사시지 않고요?"
"응, 500원을 따로 쓸 데가 있어서 그래."
둘이서 박장대소합니다.
예전에 자주 올랐던 천보암에 가 볼 생각인데
하루 흡연량이 세 갑 정도이다 보니 호흡에 자신이 없을 것 같아 미적거리고 있습니다.
2년반 동안 금연을 하게 되면서 비로소 등정이 가능했던 무지막지한 천보암.
오늘 또
'그래, 이게 아마도 마지막 담배일 거야'
생각하면서 조금 전에 또 한 갑을 샀습니다.
이번엔 정말 마지막 담배였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금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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