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 경기남부
연이어 폭발하는 전동 킥보드 배터리…원인 규명 어려워
https://newsis.com/view/?id=NISX20200906_0001156157&cID=10803&pID=14000#
등록 2020-09-06 16:47:22
배터리 과충전·통제시스템 오류?...이미 타 버려 오리무중
전문가들 "80%만 충전, 퓨즈 보완, 용량 개조 금지" 조언
[오산=뉴시스] 지난달 20일 오후 9시께 오산시 한 아파트 집 안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 킥보드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집 안 일부와 가구 등을 태우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
[수원=뉴시스]안형철 기자 = 전동 킥보드 배터리가 최근 연이어 폭발하면서 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6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2주 사이 전동 킥보드 배터리가 연이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0일 오후 9시께 경기 오산시 원동 한 아파트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킥보드가 폭발했다.
이 폭발로 집안 일부와 가구 등이 소실됐다. 사고 당시 집안에는 일가족 4명이 머물고 있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폭발한 킥보드는 N사의 N모델로 2019년에 생산됐는데 소유주는 6개월 전 중고거래로 이를 구입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2시40분께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한 아파트에서도 전동 킥보드 배터리 폭발이 있었다.
폭발한 킥보드 제조사는 H사의 H모델이고 킥보드 소유주는 2017년 8월에 해당 킥보드를 구매했다.
피해자 A씨는 “사고 당시 충전 상태도 아니었고 충전은 3주 전에 한번 했다”면서 “사고당시 ‘팍팍’하는 폭발음이 들리고 베란다에 연기로 가득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오후 9시 57분께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 주차된 전동 킥보드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도 있었다.
[성남=뉴시스] 지난 1일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한 아파트에서 배터리가 폭발한 전동 킥보드 |
이 처럼 연이어 발생하는 킥보드 배터리 폭발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소방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안전연구원 등 전문가들은 ▲배터리 과충전 ▲배터리 통제시스템 오류 ▲잦은 충전 등 3가지 공통적인 원인을 제시했지만 배터리 폭발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홍성준 한국전기안전공사 전기안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전동킥보드뿐 아니라 리튬이온 베터리를 쓰는 기기들(전동 자전거, 킥보드, ESS)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주된 원인은 과충전으로, 관련사고 10건 가운데 8건이 과충전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과충전 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배터리는 여러개의 셀(CelL)로 구성돼 있는데 단 하나의 셀이라도 100% 이상 충전되면 화재가 발생한다”면서 “전압이 높은 하나의 셀이 발생하면 다른 셀들과 밸런스가 맞지 않아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배터리 충전 관리 기판인 BMS(Battery Management System)의 오류나 배터리가 손상돼 유출된 가스와 내부전선의 스파크가 만나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홍 연구원은 과충전을 막기 위해 80%까지만 충전하거나 단락보호장치, 퓨즈 등 보호장치를 보완하면 폭발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개조 등 또 다른 원인을 제시하는 의견도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공영수 실장은 “주로 충전 중에 폭발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행 중에 또는 세워놨다가 화재가 발생한 경우도 있다”면서 “폭발 원인으로는 사용제품에 맞지 않는 사양의 충전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배터리 용량을 개조하는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용운 국립소방연구원 화재연구실 연구사도 “배터리 셀 내부의 플러스극과 마이너스극을 나누는 분리막이 손상돼 양 극이 만나면 급격한 열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분리막이 손상되는 이유는 잦은 충전, 외부 충격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폭발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폭발한 제품을 분석해도 이미 화재로 소실된 부분이 많아 정확한 원인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3차례 폭발한 전동 킥보드의 배터리는 모두 중국산으로 확인됐는데 이에 대해 나 연구사는 “모든 중국산 배터리가 품질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리막을 비롯해 배터리를 구성하는 부품의 품질이 나쁘다면 더 빨리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7년 19건, 2018년 11건, 2019년 14건, 2020년 7월까지 4건 등 지난 4년 동안 모두 48건의 킥보드 배터리 폭발 사례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에는 주행 중이던 킥보드에서 불이나 운전자가 화상을 입는 사례도 접수된 바 있다.
집계된 피해는 소비자원으로 신고된 건 수이어서 실제 피해사례는 더욱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goahc@newsis.com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