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라이딩을 마치고 경기대를 지나 수원 월드컵 경기장 앞 도로로 주행하고 있었습니다. 왕복 8~10차선 정도 되는 아주 넓은 도로이고 휴일이라 차들이 속도를 많이 내더군요. 3거리에서 직진 신호를 받기 위해서 대기중인데 다음 사거리 근방에서 한무리의 라이더들이 몰려오더군요. 파란/하얀색의 긴팔 져지를 모두 맞춰 입은 것으로 보아 동호회 분들 같았습니다.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어서 그분들을 보고 있었는데..
선두에 계시던 분이 갑자기 그 넓디 넓은 도로의 중앙선을 넘어 좌측에 있는 도로의 우회전 전용 차선으로 역주행을 하시는 겁니다. 그 뒤를 따라서 줄줄이 많은 라이더들이 무슨 도로 사이클 경주에서의 레코드 라인을 그리듯 뒤를 이었습니다. 10대 가까운 자전거들이 지나가고 나서 제가 있던 차선의 직진 신호가 떨어졌습니다. 이제 막 중앙선을 넘으려던 몇몇의 라이더분들은 "고고~"를 외치면서 직진 신호를 받고 출발하려는 차들을 마주본 상태에서 역시 역주행을 해서 사라졌습니다. 그 뒤를 또 다른 무리가 뒤따라 오다가 이제 맞은편의 직진 신호를 받은 차들이 왕창 몰려오니 1차선에 몰려 계시더군요.
와..정말 대단했습니다. 선두를 이끌면서 나간 분의 뒤를 따르는 분들을 보니 나이는 30~40대 정도로 되어 보이는 나름대로 초보자는 아니신 분들 같던데. 그리고 이미 이런 방식으로 도로를 주행하는게 나름대로 익숙해 보였습니다.
순간 소름끼치도록 부끄러웠습니다. 맞은편 차선에서 신호 대기를 위해 기다리고 있던 일반 운전자들의 눈에는, 그리고 인도를 걷는 보행자들에게 그들은 어떻게 보였을까요? 건강한 취미 생활을 즐기는 활기찬 무리로 보였을까요? 아니면 야밤에 신호, 법규를 무시하며 대로를 오토바이로 종횡무진하는 어린 학생들과 같은 부류로 보였을까요?
이런분들이 있는한 자전거는 교통 수단에서 약자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선두에서 무리를 이끄는 분들은 이런 것에 좀 더 신경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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