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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바이크랠리..3 (보고픈)

보고픈2008.07.18 10:33조회 수 1076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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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구간)   부쇠봉(1546.5m)~깃대배기봉(1383m)~신선봉(1389m)~곰너미재(1110m)



드디어 부쇠봉을 찾았다.
이제는 깃대배기봉, 신선봉을 넘어서 곰너미재까지 가야한다.
백두대간 능선길 11km..
1000~1500 고지를 넘나드는 능선길 11km를 자전거로 간다는게 실로 장난이 아니다.
타고가는 것이 아니라 100% 끌고 메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산악인들의 등산 속도를 시간당 약 2km 정도로 본다면 자전거로는
최소한 7~8시간은 족히 걸린다는 계산이다.
하룻동안 라이딩에 필요한 모든 짐을 배낭에 메고가야 하는 것도 너무 큰 부담이었고
더욱 큰 문제는 식수를 구할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능선길을 9시간 가까이 달리는데 물 두통은 너무나 턱없이 모자른다.
주최측에서 언질이라도 주었으면 좋왔을텐데.. 원망도 해보지만
주최측에서도 직접 가본것이 아닐테니 몰랐음이 당연하겠지.

생명처럼 소중한 물을 다 마셔 버릴수가 없어서 바라만 보며 갈증을 참을 즈음
앞서가던 라이더 한분이 탈수증세를 보인다.
100kg은 넘을듯한 거구에서 땀은 비오듯이 흐르는데 얼굴 표정이 좋지않다.
너무 안쓰러워서 아껴두었던 물통을 꺼네서 건넨다.
신체적으로 특별히 않좋은데는 없다니 너무 다행이다.

물 한모금 드시고 두꺼운옷 모두 벗고 쉬엄쉬엄 천천히 가세요~




끝없이 펼처지는 백두대간 깊은 산속은 방향 감각마저 잃게 만든다.
가도가도 신선봉은 그 모습을 꽁꽁 감춘채 나타나지를 않는다.
혹여 잘못왔나 싶어서 지도를 몇번이나 꺼내서 확인을 해 볼 즈음 나타난
신선봉 0.9km라는 표지판이 너무나도 반갑다.
자~ 이제 다 왔어요. 힘냅시다~~
그러나 다온듯한 거리 900m를 오르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힘들게 오른 신선봉 정상에는 무덤이 하나 있어서 놀랐는데
묘비를 보니 경주손씨의 묘란다.
참으로 대단한 후손을 두셨다.
이곳에 장례를 모시려면 보통 일이 아니었을터인데..
조상님에 대한 효가 하늘만큼 크던지 후대에 바라는 염원이 바다만큼 깊던지..

근데 매년 벌초는 어떻게 하죠?

한많은 신선봉을 뒤로하고 곰너미재를 향하여 발걸음을 재촉한다.
조금이라도 탈수있는 길이기를 염원하며..



(3~4 구간)  곰너미재(1110m)~춘양면~도래기재(770m)

이 구간은 재밋게도 선택코스로 되어있다.

1) 고직령(1115m) ~ 구룡산을(1345.7m) 잇는 백두대간 능선을 타고 도래기재
    정상으로 떨어지는 길 (약6km)
2) 참새골까지 임도를 타고 내려가 능선 중간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통하여
    도래기재  아래로 나가는 길
3) 참새골 임도를 거쳐 끝까지 내려가 도로를타고 도래기재를 오르는 가장긴 길 (약15km)

곰너미재에 도착하니 앞서가던 라이더 두분이 출발 준비를 하고있다.
산 아래로 약200m정도 내려가면 식수를 구할수 있단다.
자기네들은 식수를 구했으니 이제 최단거리인 백두대간을 넘어서 도래기재로 간단다.
누가 그러는데 길도 좋다네요 하면서..

으~ 이건 아닌것 같은데..

지금까지 메고 끌고 오면서 몸으로 체득한 본능이 싱글길은 절대 아니라고 아우성이다.
내리막 임도가 싱글길 끌바보다 속도는 3배 이상 될터이고 힘 소비는 반의 반도 안된다.
도로 업힐은 무조건 천천히.. 안되면 끌어도 좋고..
또한 자전거를 끌고 메고 오면서 관련된 근육과 인대가 거의 피로한계를 넘은 지금
상태에서는 이제는 탈 수 있는 곳에서 천천히 자전거를 타며 쉬어줄 필요가 있다.

강력하게 하산을 주장했으나 그분들은 결국 싱글길로 출발하고
함께하던 일산의 산타엠티비팀이 보고픈을 한번 믿어 보자며 함께 하산하기로 결정 한다.

참새골로 내려오는 임도도 돌과 자갈이 많아서 녹녹한게 아니었다.
브레이크 잡는 손가락에 쥐가나서 몇번을 쉬었다.
드디어 참새골로 접어드는 계곡에 들어서니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린다.

야호~~ 물이다~~

계곡물을 얼마나 퍼 마셨는지 모른다.
지금도 그 꿀맛같이 달콤하던 물맛을 잊을수가 없다.
멋을것 없으면 갈 수 있지만 물 없으면 못간다는 말이 이렇게 딱 맞는 말인것을..



긴긴 도로를 업힐하여 도래기재 체크포인트에 오르니 스탐님이 사진을 찍어준다.
그리고 ""와""자 카드 하나를 받았다.
아~ 한글자 받기가 이렇게 힘든데 나머지 일.드.바.이.크. 다섯개를 어느 세월에 다 받나.
나도 모르게 의지가 꺾이고 가슴이 답답해 오지만 그래도 얼굴에 나타낼순 없다.
내 뒤를 따라오는 동료들이 있기때문에..

아자~ 힘내자!!



체크를하면서 스탐님이 말해준다. 내가 14번째 통과자라고..
아니? 이럴수가! 우리가 거의 꼴찌였는데.
그렇다면 능선길을 올라간 사람들은 어떻게 된거야.

우리가 그리로 가지않게 해 준 본능에 감사하며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다.
문수봉 삑사리에 대한 부담을 만회하고 이젠 어느정도 여유있는
진행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것이 랠리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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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그래서 '와'자 였군요.... 전 완주의 '완'에서 ㄴ 자가 빠졌나 했습니다 ㅎㅎㅎㅎ
    그거 하나 받기도 장난이 아니었다고 하는데 ㅋ
  • 보고픈님이 주신 생명수 덕택에 무사히 살아돌아온 104kg의 뚱보입니다...탈수 때문에 정말 힘들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근데 전 보답은 커녕 마지막 함백산 입구를 잘못 알려드려서 등산로로 가시게 만들었던 점 사죄드립니다...저도 그 길인 줄 알았습니다...ㅠ_ㅠ
  • 내년에는 운영진으로 참가하시기를 ㅎ
  • mchalo님 잘 지내십니까
    언제 서대문에서 라이딩 같이 함 하시죠~~
  • "자기네들은 식수를 구했으니 이제 최단거리인 백두대간을 넘어서 도래기재로 간단다.
    누가 그러는데 길도 좋다네요 하면서.. " ㅍㅎㅎㅎ 압권입니다~~ㅎㅎㅎ
  • 아~헤르메스님~잘 계셨죠? 전 아직 절뚝거립니다...ㅋㅋㅋ 같이 라이딩 좋죠...근데 살살 달려주셔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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