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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이 아쉬운 자전거 사회

靑竹2009.09.14 19:05조회 수 719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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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의 자전거부대를 만났는데 아지매들이 주축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여나므 대의 자전거가

하나같이 티타늄 프레임에 하이엔드 부품이다.

 

"헛, 생활자전거가 여기 다 모였네?"

 

하며 우스갯소리로 너스레를 떨고 말았는데

그들 모두의 선택들이 과연 자전거의 기능적인 면 등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었는지 확실이 알 도리는 없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아쉬운 생각이 한편으로 들었다.

 

자전거를 타고 산행을 하다가 남편과 함께 등산 중이던

아는 아지매를 하나 만났다.

 

"요즘 자전거 안 타시는 모양입니다?"

 

"쉿, 신랑에게 500만 원짜리 티타늄 자전거를 사 달라고 꼬드기는 중인데

사줄 듯 말 듯 시간을 끄네요."

 

"그 전에 타시던 자전거는 어쩌시고요?"

 

"......."

 

기억으로는 입문용 자전거를 타고 어울리며

씩씩하게 돌아다니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이놈의 병적인 한국사회는 그녀 역시 그렇게 만들었나 보다.

언젠가 한 사이트에서 어떤 아지매가 쪽지를 보내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자전거에 맛들려 한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는데

나갈 때마다 몇몇 회원들로부터

 

"어머, 그거 무겁고 잘 안 나갈 텐데 어떻게 그런 걸 타고 다닌대?"

 

하는 등의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었다.

(나도 이런 말을 들었던 경험이 꽤 된다.)

좋은 이야기도 한두 번 들으면 식상한 법인데

잊을 만하면 듣게 되니 자존심이 상당히 상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가던 동호회에 발길을 끊었단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녀가 타고 있는 자전거는

대단히 훌륭한 자전거가 틀림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획일성에서 벗어나는 일은 정말 어려운가 보다.

중요한 시기에 아이들의 권리나 자유는 고려하지 않고

남들이 보내니 내 아이들도 죽어도 보내야 한다며

이런저런 학원들로 내몰아 아이들을 속박하고

자신마저 가랑이가 찢어지는 줄 모르는

어리석은 우리 사회의 모습은

자전거사회라고 별반 다를 게 없는 모양이다.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인 건

요즘 젊은 세대들은 그나마 획일성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고 있어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나저나 세상에서 가장 좋은 자전거가

솔직히 지금 내가 타고 다니는 자전거 같다.

자기 암시가 아니다. 실제로 타면서

'아, 정말 좋은 자전거야'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자전거를 타거나 그런 마음은 항상 같았다.

 

 

 

 

자전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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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난길... (by 우현) 그분을 봤지요. ^^(이봉주 선수) (by 듀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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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7
  • 청죽님의 글을 보면서 늘 마음의 때를 벗겨냅니다.

    어쩜, 청죽님께 칼럼난을 따로 내 드려도 좋을 듯 한데요... ^^ 

    날씨가 제법 선선해지네요. 감기조심하세요~

     

  • 靑竹글쓴이
    2009.9.14 19:29 댓글추천 0비추천 0

    원 별말씀을요.^^

    저같이 모자란 인간에겐 그런 건 다 허울입니다.

    그냥 땀냄새 물씬 나는 속에서 같이 어울리는 게 가장 좋은 것이지요.

    비가 내랜 뒤 기온이 확실히 떨어졌네요.

    아들놈이 있는 부대에 신종플루 환자가 생겼다고 비상이던데

    늘 건강 조심하세요.

     

    비만토끼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올가을 잔차 프로젝트는 페니어 달고 싸돌아 다닐 작정인데

    장터에 올라오는 자전거가 너무 새거라 부담이 갑니다.

    어디 갖다 놓아도 부담없는 자전거를 찾고 있습니다.

    작년 제주도 갔을때 한라산 등반을 생각하고 산악대피소에 자전거를 맞기려 하였지만

    여의치 않아 주차장에 댕그러니 간이 자물쇠로 묶어 놓고는 마음 고생을 6~7시간 한적이 있어서리...

    이젠 썩은 잔차가 좋아집니다.

    어데 쌀집잔차좀 찾아 보려 합니다.

    부산의 쌀집잔차님 말구요 ㅋㅎㅎㅎㅎ

  • 우현님께
    靑竹글쓴이
    2009.9.14 20:28 댓글추천 0비추천 0

    거진 25킬로는 나가는 이장님 잔차가 한 대 있는데

    그거라도 대여해 드릴까요? ㅎㅎㅎ

    식당 밖에 잔차를 세우고 밥이라도 먹을 요량이면

    밥알이 설 정도로 신경이 쓰이지요.

  • 靑竹님께
    체력이 부실하여 25k 잔차로는 25k 밖엔 못갈꺼 같아 사양하겠습니다.ㅋㅎㅎㅎ
  • 우현님께

    앗~~~ 쌀집잔차를 찾으신다고요?~~

    저도 쌀집잔차 구하는 중입니다요 ㅎㅎㅎㅎㅎ

  • 우리나라처럼 좋은 부품쓰는 동호인들도 드물지 않을까요

    예전에 들은 말로는,

    우리나라 동호인들이 외국라이딩 나가면

    그곳 사람들이 놀라 까무러친다던데요

    그곳에선 보기힘든 부품으로만 꾸며서, 엄청난 갑부인줄 안다는 ㅎㅎ 

  • stom(스탐)님께
    靑竹글쓴이
    2009.9.14 20:30 댓글추천 0비추천 0

    스탐님 반갑습니다.^^

    그런데 신혼여행은 다녀오신 건가요?

    결혼 축하합니다 스탐님^^

     

     

  • 靑竹님께

    신혼여행은.....내일 구름선비님 만나고

    그리고 그동안 만나뵙지 못한 친지들 만나러갈겁니다 ㅎㅎ

    기차 예약중입니다

    감사합니다 가끔....행복하는 사진 모습 올려드릴게요

  • 청죽님!!!~~~~~~~

    그러니깐...자꾸 저보고 청죽님 잔차 잠깐 타보라고 꼬드끼지(???) 마시라니깐요....

    청죽님 잔차 한번 올라 탔다가....내 잔차 타면...흑흑!!! 철티비와 다름 없음을 느끼는

    저로서는 아예...제 잔차 보다 더 좋은 잔차는 안타는 것이 상책이랄수 밖에요....

     

    그 노랭이 잔차...아직도 업그레이 없이 평페달로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나마 그넘(??) 탈 기력도 없는데....흑!!!!!

  • 풀민이님께
    靑竹글쓴이
    2009.9.14 20:32 댓글추천 0비추천 0

    거구의 주인을 만난 풀민님 자전거의 드센 팔자가 가끔 생각나긴 하지만

    풀민님 잔차가 어디가 어때서요? ㅋㅋ

    저는 하드테일은 장농 위에 모셔 둔 크로몰리가 마지막일 것이고

    제가 유난히 좋아하는 풀샥은 기능이 다른 걸 한 번 타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 어쩌다 보니 제 잔차도 하이앤드로만 이뤄져 있는것을 발견한 것은...

    미친듯이 앞뒤 안가리고 업그레이드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나마 여기서라도 멈추게 해준 후배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철티비 타고 홀연히 나타나 대관령에서 모든사람을 제친.... 무지막지한 후배지요...ㅎㅎ

  • 인자요산님께
    靑竹글쓴이
    2009.9.14 20:34 댓글추천 0비추천 0

    후배님으로부터 깨달음을 얻으셨군요.ㅎㅎ

    그 후배님에게 술 한 잔 대접하셔야겠습니다.

    오늘은 여기의 날씨가 종일 꾸물꾸물 흐렸습니다.

  • 가끔 자신을 돌이켜 보면
    돈 없는 놈이 좋은 물건을 넘보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너무 촛점을 맞추고 사는 것이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인데

    차차 여기서 벗어나야 선진국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내심 부끄러웠습니다.
  • 구름선비님께
    靑竹글쓴이
    2009.9.14 20:50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이쿠 선비님~ ㅎㅎ

    제가 말하고자 했던 건 사실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는데요.

    선비님께서야 xc에서 올마를 넘나드는 기능이 있는 풀샥에다가

    편리한 탈라스 기능이 있는 프론트샥 등 기능적인 측면을

    심사숙고 고려하신 선택이셨던 걸로 아는데요.

     

    그렇지만 선비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남이 나를 어찌 보느냐 에 촛점을 맞추며 사는 건

    다양성을 크게 해치는 일 같습니다.

     

    저녁은 드셨습니까?

  • 올해 280 여자부 최고령 완주자 자장구를 보면,,,,

    자전거부속은 데오레가 기본이고,,,

    그분에 전설적인 라이딩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활자전거 수준에 잔차를 타고,상뱃재,하뱃재 넘어,구룡령넘어 미천골에서

    비박수준에 야영하고,미천골임도를 넘어.....

    엔진이.....

    요사이 나이좀 먹은 아줌씨 들이 있는 동호회에는

    티탄 안타면,,나오지 말라는 모양 입니다.ㅋㅋㅋ

  • 산아지랑이님께
    靑竹글쓴이
    2009.9.15 11:00 댓글추천 0비추천 0

    자전거잡지를 보니 전에 국내 크로스컨트리대회에서

    15kg정도 나가는 풀샥을 끌고 출전한 외국인이 우승한 기사가 나왔더군요.

    통념을 깨뜨리는 이런 별종들을 보면

    촌각을 다투는 선수들처럼 몇 그램의 무게까지 신경을 쓰는

    일반 동호인들을 무색하게 만들기도 하더군요.

  • 문제는 문제네요...고가 고가 속도를 보나 실력을 보나 입문용으로도 충분한디 굳이 보면

    최고가를 혹가하는 자전거들을 타고 마실 나가시는 분들이 많이 봅니다...

    자신의 돈으로 뭔들 못하겠냐만은...자신의 잔차세계에 맞게 타는것이 좋은거 같네요...

    말씀하신대로 한국사회이 병적인 문제죠...가난한 사람도 많고 부자도 많고...

    몇백단위가 잔차세계에서는 일상의 몇십단위 된거 같은 기분입니다.

  • 선인님께
    靑竹글쓴이
    2009.9.15 11:05 댓글추천 0비추천 0

    형편이 돼서 고가의 잔차를 타는 것이야 나무랄 생각이 없습니다.

    없는 사람이 저가의 잔차를 타는 일보다 쉬운 일일 테니까요.

    딸아이가 요즘 남들이 다 본다는 영화를 보았느냐고 묻더군요.

    관객 천만이 넘었다느니 하면서 전반적인 영화산업의 침체 속에서

    입소문과 분위기를 타고 유독 몇몇의 영화로만 관객이 우르르 몰립니다.

     

     

    "사실 이런 편식들이 우리 영화산업 죽이는 거다"

     

    라고 말해 줍니다.

     

  • 소위 말하는 과시욕의 병폐라 할 수 있겠네요

    즐기기 보다는 보여주기 위한...어차피 아줌마들로만 이루어진 팀이라면 주로 샤방모드로

    다닐테이니...저는 XT급 정도의 자전거를 타지만 제 실력이 철티비급이라(철티비를 무시하는 표현은 절대 아닙니다^.^;;;)

    더 이상의 업글 유혹도 안 받고 그저 수명이 다하면 비슷한 놈으로 갈아만주면 되는 제 자전거가 최고입니다

  • sarang1207님께
    靑竹글쓴이
    2009.9.15 11:07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무튼 가장 행복했을 때가 백여 만원짜리를 처음 타던 때였던 건 확실합니다.

    꿈만 같았죠.

  • 아는분들이 자전거 추천 해달라고 하면 적정 가격선에서 입문차를 소개 시켜주고 항상 보태는 말이 있습니다. 만약 한 2년만 타면 자전거가 수백만원짜리로 바뀌게 될거라고... 고급부품을 사용하는거야 뭐라 할수 없지만 그에 맞는 관리 능력이라던가 활용할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05년도에  XTR부품으로 조립한 자전거가 현재 주행거리가 16000키로가 다되가니까 구동계열 수명이 다하더군요. 주기적 체인 교체없이는 이정도 주행거리는 못왔을겁니다. 몇몇분은 체인때문에 구동계열 전체를 들어내게 되는것도 봤습니다.
  • silverghost님께
    靑竹글쓴이
    2009.9.16 00:35 댓글추천 0비추천 0

    대개 탈 줄만 알지 관리능력까지 갖추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저도 거의 정비치인 걸요.ㅎ~ 요즘은 정비 쪽에도 관심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시지요?

  • 잔차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넘친다면 이 모든 것에서 부터 자유롭지 안을까 합니다...(어려운 일이겠지만요..^^)

    원제 날 잡아 부용산 배 털러 가시쥬...^^ㅎ

  • eyeinthesky7님께
    靑竹글쓴이
    2009.9.16 00:33 댓글추천 0비추천 0

    요즘 어찌 지내십니까?

    고창엔 잘 다녀오셨나요?

  • 자출중에 특히 퇴근길에 아침에 한강으로 진입하면 으례 반포지구에 아주머니들이 예닐곱 분 있습니다.

    그 매점에...  하나같이 쎄붕이에 무츠에 가벼운속도 뭐 그런 겁니다.

    부품이야 뭐 말해 뭐하겠습니까? XTR 아니면 XO죠. 휠셋은 죄다 공히 맥쓰 SLR

     

    대에충 봐도 한대당 기본 7~800은 거뜬히 들었을...

     

    그 중 가끔 알미늄 자전거도 있긴 합니다만...그 SPECIALIZED의 주인 역시 뽐뿌질에 못이겨 티탄을 장만하든가...

    아님 따 당할 지도,,,

     

    그런 생각을 하면 그 분이 불쌍도 해 보이고., ㅋㅋㅋ

     

    청죽님 말씀처럼 있어서 굴린다는데 뭐... 제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요.

  • 십자수님께
    靑竹글쓴이
    2009.9.16 00:36 댓글추천 0비추천 0

    가끔 유럽 쪽의 동호인들이 모인 사진들을 보면

    자전거도 매우 다양하고 의외로 저가의 부품군들이 대부분이더군요.

    남들의 눈치를 별로 살피지 않는 그들의 소신 있는 의식이 부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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