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매해 출전하고 있는 아산 광덕산 시합을 다녀왔습니다. 06~07년에는 연속으로 꼴찌를 했구요.08년에는 불참... 09년에는 출전 선수들이 별로 없어서 6위를 얻어 먹었습니다만..^^;;
올핸 그 어떤해 시합보다 출전 선수들이 참 많았습니다. 상급자도 10명 내외. 중급자는 6명, 근데 초급자분들이 40명정도는 오신듯 하네요. 35세 기준으로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쟁쟁하신 동네 챔피언들이 많이 나오셨더군요.
코스는 작년과는 달리 바뀌었습니다. 원래 광덕산 코스하면 프레임 말아먹는 돌밭 코스였는데. 작년에 등산로 정비하면서 그 돌들을 모두 평평하게 정리해버리는 바람에. 코스가 좀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올핸 출발 위치도 바뀌고. 코스 전반부 1/2이 모두 바뀌었습니다. 급경사 + 신나는 임도 다운힐이네요. 급경사 코스는 연습할땐 돌밭이었다고 했는데. 역시나 자전거가 수백번 다니니..금방 길이 만들어지네요. 등산객들의 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하지만. 자전거 타이어도 그에 버금가는것 같습니다. 없던 길을 만들어 버리고. 있는 돌도 치워버리고..이건 어쩔수 없으니. 단순히 입산 금지나, 자전거 출입 금지 이런 방식이 아닌 좀 더 적극적인 코스 보수나 보완(물론 주변 환경을 고려한) 액션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에 시합이 끝난 상태에서 코스가 방치가 되고. 큰 비라도 와버리면. 코스가 완전히 유실될것 같네요.
몇개의 크고 작은 이벤트가 있었는데. 예선전을 끝내고 기록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30분정도 시합 운영 자체가 멈추었네요. 선수들이 모두 답답해하고 있는데. 운영하시는 분들이 별다른 정보를 주시지 않아서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시간대가 참 애매해서 밥 먹으러 갈수도 없고. 100명 미만이 출전하는데.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서 인근 식당 식권을 주는 것도 좋지만. 간단하게 도시락 정도라도 준비해주면 참 좋을텐데요...요새 예비군 훈련가도 맛있는 도시락 주는데..
초급자 남자 일반부 1부에서 예선에서 상위권을 기록한 선수가 결승에서도 상위권을 랭크했지요. 근데 이 선수 부정 출발(스타트 신호가 떨어지기 전에 움직였나 봅니다..)로 판명이 되면서 순위권 자리를 내놓을 수 밖에 없었지요. 잠깐 들은 이야기로는 과거 다른 종목에서 상급자 선수였다고 하던데. 어쨌든 기분이 불쾌해진 이 선수. 사람들이 많이 모인 그 광장에서 험한말을 퍼붓고는 사라집니다. 시합에 끌고 나온 자전거는 10년은 된 오래된 모델이었는데.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좋은거데요...-.-;;; 전자 계측 장비를 이용했더라면 생기지 않을 일이었습니다만..그래도 랜스 암스트롱이 다운힐 시합 처음 출전한다고 초급자로 나오면..좀 그렇지 않을까요...ㅎㅎ 구력이 있는데..
어쨌든 불쾌한 분들이 많았나 봅니다. 가장 가까운데서 오신 동호회분들이 가장 먼저 자리를 뜨셔서 시상식은 언제나처럼 입상자들끼리 박수를 쳐주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올핸 xc 시합 코스도 바뀌었다고 하던데. 안전하게 시합이 모두 끝났으면 하네요.
단순히 취미로 나가는 시합임에도 불구하고. 출발선상에 서 있으면. 무척이나 떨립니다.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심호흡을 하게 되고. 괜히 몸이 긴장이 되고. 화장실도 가고 싶고. 막 그럽니다. 코스에 들어서면. 아무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지금 가야 할 길. 그리고 주변에서 나는 소리. 갤러리들의 응원도 소리로만 들릴 뿐이네요. 결승점을 향해 가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체력이 급격히 소진됩니다. 결승점을 통과하고 나면. 마른숨만 헐떡일뿐..
이 팽팽한 긴장감이 좋아서. 실력은 맨날 그저그렇지만 시합을 꾸역 꾸역 나갑니다. 평소에 살아가면서 이렇게 긴장되는 기분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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