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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매달려 있어도..국방부 시계는 돈다... 25부

풀민이2009.09.04 22:01조회 수 586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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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군의 아침 (1)

 

1.

♪ 동이 트는 새벽 꿈에...♬ 고향을 본 후~~~♪

 

군 생활 중....똥개중위가 가장 잘 하는 것.....그것은 행군이었습니다....

단순히....진지 투입을 위한 행군이 아닌..순수하게...행군을 위한 행군!!.....

 

기계화 보병!!!....

장갑차를 타고...공세적 작전을 펼치다가....장갑차가 파괴되었을 때....

아군 진지까지 되돌아 와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여..장거리 행군을 필수적으로 분기별로 합니다....

이름하여...200km 72시간 논스톱 행군...

즉..72시간 동안 밤낮으로 잠을 안자고....200km를 행군하여 부대로 복귀하는 훈련입니다.

 

2.

행군의 방법(??)은....

일정 구간은 대대 전체가 함께 대열을 갖추어 걷고..또 다른 구간은..중대별로....

그리고 다시 소대별로....그리고 분대별로....

이렇게 군 단위별로 행군의 전체 거리를 나누어 걷게 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기계화 보병의 특성이 단위별로 장갑차를 기동 하기에 때문에

각 단위장들의 지휘 능력이 필수이고...이 지휘 능력 배양을 위한 방법의 일환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행군을 하면..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지름길(????)로 질러 가서..거리 섹타를 끊어 먹는 방법을 쓸 수도 있고...

중간에 소대장 임의로....절약된(??)시간을 이용하여..1~2 시간이라도 눈을 붙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약간의(??) 음주를 허용함으로서 소대원들의 기운을 북돋아 줄 수도 있다는.. 

이것을 잘 하는 것이....소대원들에게는 소대장의 능력(??)을 평가 받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기도 합니다.

 

3.

어느 겨울 날...

대대 행군 구간과 중대 행군 구간이 끝나고 드디어 소대 행군 구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중대장님에게 주의점과 지시사항을 받고..각 소대별로 출발을 하였지요....

근데..분대장들이 더 신나(??)있습니다...

자기들 스스로 지도를 펼쳐 놓고..가장 짧고 빠르게 가는 길을 찾느라고..난리가 아닙니다....

 

왜...짧고 빠른길을 찾느냐??

일단 거리가 짧으면 덜 걸어서 좋고....빠르면..시간이 절약되어서 좋고....

집결 시간까지 2시간 정도만 줄이면...적당히(??) 쉴 수도 있지요....

그러니..띨띨한(??) 소대장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그들이 적극적으로 길을 찾을 수 밖에.....

 

보통 소대 행군 구간은...30km 전후가 됩니다....이중..10km만 줄여도...

약 2시간의 짬을 만들 수 있습니다만..과연..그런 거리를 줄일 수 있는 지점이 있는가가 문제이겠지만요...

 

모두 머리를 싸매고 연구한 끝에....찾은 해법....도로 좌측의 산을 넘어 가는 방법입니다...

산을 1시간 안팎으로 넘어 갈 수만 있다면....약 2시간 이상은 절약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밤길에...눈 쌓인 일반 야산을 길을 만들면서 올라간다는 것은 무모한 짓이기도 합니다...

 

우선 소대원들의 안전이 위협을 받으며....

밤길이라면....눈 앞에 돈다발이 있다고 해도 찾지 못할 위인인..똥개 중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돼..너무 위험하고....밤이라서 헤매게 되면...오히려 더 늦을 수도 있어..."

 

아무리 소대장이 반대를 했지만.....

음주(??)의 욕망에 몸을 떨고 있는(??) 그들의 땡깡에는 이길 힘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밤이라도 달빛이 좋고..눈이 있어서 잘 보여요..그리고....잘 찾아갈 자신,,있어요.."

 

그런 넘들..말을 믿을 수는 없었지만....

암튼...말 싸움으로 시간을 보낼 수는 없을 터....모두들 떼지어(??) 산 밑으로 몰려 갔습니다...

 

4.

"거봐...흑흑!!!! 이 길이 아닌가벼???"

 

다행히....정말 밝은 달빛과 흰눈 때문에....생각보다는 길이 환~~하게 잘 보였습니다만..

눈 쌓인 산을 오르는 것은..생각보다 훨씬 힘이 들었습니다...

미끄러지고....당겨 주고..밀어 주고....

눈 속에서 그야말로 사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거 뭐...소대원들 데불고....K2 등정 하는 것도 아니고....에베르스트산 등정도 아닌데..

산 능선까지 오르니..기진맥진.....겨우 숨을 돌렸습니다....

 

헌데...

막상 산 위로 올라오니...어디로 내려가야 할런지....ㅠㅠ...

만약..이 상황에서...."이 길이 아닌가벼??" 했다가는

소대원들에게 산속에서 생매장 당할 것 같은 분위기.......

 

일단...잔머리가 뛰어나다는(??) 소리를 듣는 똥개 중위.....

"산 밑 불빛을 찾아봐..혹여....도로라도 보이면 좋고..."

"저어기~~ 깜빡 거리는 것이 도로 같은데여??"

 

그렇게 방향을 잡고 산을 내려가는데...웩!!!!!

눈 쌓인 산을 내려가는 것은..산을 오르는 것 보다 더 힘들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에고고...삭신이야~~~~"

뒹굴고....넘어지고...떨어지고(??) 하여....겨우 산을 넘어 왔습니다...

다행히..몸은 고통스러웠지만..시간은 많이 절약이 된 듯한데....

내려 온곳이....처음에 목표를 한 곳이 맞는지 안맞는지.....알 길이 막막하였다는......

 

5.

"야!!..일단 이곳이 어딘지 한번 물어나 봐라..."

 

이미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각....

고요하다 못해 적막한 산골의 마을을 지나려니..으시시 합니다...

 

이곳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물어 보려니..천상..남의 집을 기웃거려야.....

 

컹!!컹!!컹!!!..월월월~~~

 

갑자기 한 집의 똥개(??)가 짖기 시작하니..온 동네 개들이 따라 짖기 시작합니다...

 

"크크큭~~~ 소대장님..대답을 해주셔야죠~~~"

"이눔의 시키...주거!!!"

 

다행히 어느 한 집에서 아주머니가 나왔습니다...

"아주머니..훈련 나온 군인들인데요....여기가 어디에요????"

 

"...........에고..고생이 많으이....추우니..일단 모두들 들어 오시지....."

대문을 열고...마당으로 들어 오라고.....

하지만..전체 30명이 훨씬 넘는 그 많은 인원들이 들어가기에는....

 

"이곳까지 가려고 하는데..이곳에서 얼마나 먼지...그리고 어떻게 가야 하는지...."

마침..집안에서 젊은이 한명이 나오길래..지도를 보여주며..길을 물었습니다...

"어??..이곳까지는 10리 정도 (4km) 남았고....저 신작로 따라 그대로 쭉 가면 되는데요??"

 

정말 다행이었습니다...그 고생을 했지만....무려 2시간도 넘는 거리를 단축한 것이었습니다...

"배들 고프시지요???....밥을 할테니..좀 쉬고 있으세요...."

 

그 집 아주머니는...장정 30명이 넘는 사람들의 밥을 하겠다고..커다란 밥솥을 꺼냅니다...

"아이고..그거 해서 먹고 갈 시간은 없구요....그냥 물만 좀 끓여 주시면....

라면은 우리가 사올테니....."

 

그렇게 해서.....인근 가게에서...젊은이를 앞세워..라면..(몇개인지도 모르겠네..)을 사왔고....

나머지 소대원들은..사총을 시켜 놓고....각자 알아서(??) 쉬기로 했습니다...

 

부엌 아궁이 옆은 당근(??) 소대장 자리....분대장들도 옆에 자리를 잡고...

어느 넘은....짚단 속으로..어는 넘은..대청 마루에 눕고....

암튼 제각각 추위를 피해서...자세를 잡고 졸기 시작합니다....

옷에 묻은 눈도 녹아서 눅눅하고..땀은 식어서 부들부들....

그렇게 한겨울의 밤은 깊어만 가는데....

 

6.

"사실은 몇일 뒤에 저도 군대를 가거든요...."

 

굳이 말리는데도..한쪽에서 흰밥을 해서 양동이에 퍼온 젊은이와 그 어머니....

알고 보니..그 젊은이가 몇일 뒤에 군에 입대를 한다고....

그러니..그 아주머니 눈에는 지금의 이 군인들이 남같이 보이지는 않았을 터....

 

온 집안의 그릇이란 그릇은 모두 동원된 듯....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과 국물을 먹는 소대원들의 소리로 시끌뻑적 합니다.

후루루룩...커~~억~~~카!!!!

 

군데 군데 모여서..자기들 끼리 정신없이 먹고 있었습니다...

정말 얼마나 맛이 있었는지....특히..김장 김치의 맛은 정말 입안에서 살살 녹고....

국물에 양동이에 퍼온 밥까지 말아서......

꺼~억..트림 나올때 까지 먹었습니다...

 

그리고 먹자 마자..다시..따뜻한 곳을 찾아서..꾸벅꾸벅....

 

"짜아~~식들!!! 소대장 잘 만나서....호강 하는구먼...흐흐흐.."

자화자찬!!!

"맞아요...똥개 중위님..만쇄이~~~ 소대장님...만쐐이~~~"

짜식들..정말 기분이 괜찮은 모양입니다....맞장구도 기분좋게 쳐주고.......

(몇몇 고참들은...벌써 어디서 구입했는지...쐬주 몇잔으로 아딸딸 한 것 같기도 하고..)

 

7.

"출발..."

2시간도 넘게 푹~~쉬고..잘 먹고..완전히 기분 전환한 다음....

다시 출발 합니다....

까이꺼..4km....뒤로 걸어도 한시간(???)...

모두들...기분 좋게....걷다 보니..집결지가 나왔습니다...

 

오우~~ 우리가 전체 3번째 복귀조야??  홍홍홍!!!

다른 소대들에게는 쬐금 미안했지만...그래도 어쩔껴??..이것도 소대장 능력인디???

 

집결지에 도착하니..중대 인사계가....라면을 끓여 놓고 기쁜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 했는데....

엥????????

쓰러질 듯..달려 들어서 앞다투어..허겁지겁 먹어야 할 ..이 넘(??)들이....

어째..오자 마자 배낭을 내려 놓으며.....라면을 바라보는 눈들이 소눈알 돌리듯....뜨뜻미지근....

 

"야!! 빨리와서 라면 먹어....국물 식기 전에...."

헉??...

이 소대원들..쫄따구 몇몇만..어그적 거리면서 다가설 뿐....

모두들 지긋이 눈을 감고....졸기 시작하더라는.....

 

순간...이 노련한 베테랑 하사관!!!!

"중대장님!!!!...3소대는 오면서 섹타 끊어 먹고...다른 곳에서..뭘 먹고 온 모양인데여~~~~"

하고...소리치기 시작합니다...

 

똥개 중위....배낭 깔고 한쪽에 비스듬히 누워 있다가.... 사춘기 소년... 새벽에 뭐(??) 일어서듯...

발딱!!! 일어서며...

"야..이시키들아..라면 쳐먹어....누굴 쥑일려고....."

 

하지만..이미....때는 늦으리.....

 

역시...그 밤도...한쪽으로.. 오뉴월 복날 개 끌려가는 모양처럼...

질질질~~.중대장에게 끌려가서...

황금다리...철각의 조인트를 까졌다는....(행군 중 다리를 까는 무식한 중대장!! ...)

 

"너!..아까...정규 코스 이탈하지 말라고 했지???

너희 소대는...끊어 먹은 거리만큼...부대 복귀 후 구보로 연병장 뛰엇!!!"

 

<행군의 아침...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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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 똥개 중위님 재밋게 읽었 습니다. 예전 혹한기 훈련이 아련 하네요. A텐트 하나에서 3-4명이 꼭 껴안고 잔 일 등 하며. 너무 추워서 추위를 이겨 보려고 소주 댓병 짜리(2L) 사서 서로 돌아가며 안주도 없이 나발 불던 일..바닥에 볏 집단깔고 물뿌리고 잔일...이론적으로 집단에 물뿌리면 발효되면서 열이나서 따뜻 하다는, 일주일 지나면 모를까 영하 20도에 하루밤 사이에 발효가 될까 싶지요. 아무튼 소대장 지시대로 까라면 까야 하니까. 짚단이 얼어서 얼음 위에서 잤다는.. 무식한 소대장..혹시 그때 그 소대장이..?? 똥깨 중위님..??ㅎㅎㅎ ~
  • 하여간 군대서도 아부질(?>.<) 잘 만나야 고생 면피허쥬.....>.<::====3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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