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꿈(2)

구름선비2009.09.20 07:42조회 수 788댓글 10

    • 글자 크기


내 꿈엔 가끔 고향 마을이 등장한다.
고향마을 전부이거나 마을 사람들이 아니라
마을의 어느 한 곳, 또는 친구 한 명 등이 나오는 것이다.

추억이라고 하기엔 좀 누추한 유년을 보낸 나에게
남들같은 고향의 아련함이라든가 그리움은
없는 듯 하다.

여하튼 꿈속의 나는
어느 동네나 있는 '비석거리'를 걷고 있었다.
동행한 사람은 초등학교 동창인지 고등학교 동창인지
서너 명이었는데 내가 너무 얼굴을 보여 주지 않는다며
'이 눔이 죽었나 보려고' 내 고향엘 왔단다.

그 비석거리 언덕길에 있는 계단식 논을 지나는데
공사장에서 파다 쌓아 놓은 흙이 잔뜩 쌓여 있다.

누구는 이 흙을 쌓아 두었으면 원상 복구를 하는 것이 맞다고 하고
다른 누구는 아마 처음부터 흙을 쌓을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니
그냥 두어도 한다고 그런 말들을 한다.

비석거리엔 유년의 추억이 있다.

좀 으슥한 곳이라 중학교 입시 과외를 하던 나는
한 살 어린, 지금은 고인이 된 친구 녀석과 단 둘이 그 곳을 지나와야 했었다.
낮에도 산소가 몇, 비석이 있는 곳이라 좀 무서운 곳이었는데
그날 거기를 지나쳐 오는데 비석거리 안쪽,
멀리 보이는 산에 불이 났었다.

다음 날
학교에 가는 길에 본 그 멀리 보이는 산엔 불 난 흔적이 없는 것이 아닌가?

죽은 친구에게 몇 번이나 확인했었지만
그날 본 불은 정말이었다.(진짜루)

---------------------------------------------------------------

비석거리를 지나면 개울이 있는데
계곡에서 내려오는 개울이라 평소엔 물이 적어도
비만 내렸다 하면 학교를 가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었다.

그런데 꿈속마다 그 개울은 나에게 요단강인지
개울 이쪽은 완만한데 비하여
저쪽은 경사가 급한 꿈을 자주 꾼다.

아마 동네를 떠나 밖으로 나가는 그런 곳이어서
외부를 향한 두려움이 나에게 있었는지도 모른다.

----------------------------------------------------------------

그런데 그 개울을 지나 바로 옆에 어떤 친구의 집이란다.(여기서부터는 개꿈의 시작이다)

그 친구네 집에서 식사를 하고 가라는데
내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음식이 하나씩 있어서
겨우 치우면서 지나쳤는데
식사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40대 독신 여가수와 그 또래 홀아비의 얘기가 말미를 장식하는데
개꿈답게 19금이다.

그 때쯤엔 잠이 좀 깨었는지
내가 꿈의 줄거리를 이어가는 그런 것이었다.

'꿈보다 해몽'이라는데
이게 무슨 꿈이지?



    • 글자 크기
자전거 인구가 늘긴 늘었나요. (by 듀카티) 유부남들께 상담 요청 (by kuzak)

댓글 달기

댓글 10
  • 꿈을 거의 매일같이 꾸었었는데 요즘은 통 꿈을 꾼 기억이 없습니다.

    아마 꾸긴 꾸는데 기억을 못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다 가끔 꿈을 꾸긴 하는데 내용이 부실하기 이를데 없습니다.ㅋㅋ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동전을 줍는 꿈인데(역시 쪼잔하다 ㅡ,.ㅡ)

    풀숲에 동전이 하나 보여서 줍다 보면 여기저기 무더기로 동전이 있더군요.

    종일 주워 봐야 부자가 되지도 못할 텐데 좌우간 열심히 줍다 깹니다.ㅋㅋㅋ

     

    젊어서는 대개 개꿈이라고 무시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대개는 꿈을 예사롭지 않게 보는 경향이 생기긴 하죠.

     

     

     

  • 靑竹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09.9.21 10:31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느정도 예지력이 있는 꿈이라면 괜찮겠는데
    아마 업무 등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강박으로 남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돈 줍는 꿈 좀 꾸고 싶어요. ㅎㅎ
  • 청죽님의 초록글씨도 반갑는데

    구름선비님의 하늘색 글자도 반갑네요~~~~

    그 꿈이 무슨 뜻인가 하면

    .

    .

    .

    머긴 뭡니까 바로 개꿈이죠 ㅎㅎㅎㅎ

    근데 저는 쌀색으로 쓸까요 아님 살색(?)으로.... 참 살색은 인권위에서 쓰지 말라는 색인디^^

  • 쌀집잔차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09.9.21 10:32 댓글추천 0비추천 0

    개꿈 맞죠?

    살색이라고 해도 누가 뭐라고 안할텐데요.

    경상도 사나이시잖아요. ㅎㅎ

  • 꿈속에서까지

    다른사람 사고친 뒷정리를 하시다니.......직업병입니다 ^^

  • stom(스탐)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09.9.21 10:33 댓글추천 0비추천 0

    직업병 맞죠?

    아마 직업은 못 속이는 것 같습니다.

  • 아마 직업과 관련 된 꿈 같군요.

    저도 요즘 꿈을 꾸기는 꾸는데, 온통 일과 관련된 것뿐입니다.

    악몽이라고 봐야겠죠.

  • 탑돌이님께
    구름선비글쓴이
    2009.9.21 10:35 댓글추천 0비추천 0
    낭만을 가지고 살고 싶은데
    꿈 속에 그런 것을 보니
    저도 악몽이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여기는 지금 비가 오고 있는데
    거기는 어떠신지요?
  • 저도 예전에는 어린시절로 돌아가 고향에서 어릴 적 모습의 저와 저의 친구들과 놀던 꿈을 연속물로

    꿨던 적이 제법 많습니다.    스트레스가 가장 꿈에 많이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편안하신 마음을 가지시는게 좋습니다..^^

  • 살색으로 쓰면 보는 이 눈 나빠져요...

    그렇다고 쌀색으로 쓰진 마세요. 아얘 안 보이게 되니깐요. ㅋㅋㅋ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드디어 복구했습니다. 와일드바이크 심폐소생의 변!40 Bikeholic 2019.10.27 3104
183043 조반마 다녀왔습니다.8 낭만페달 2009.09.21 732
183042 요즘 허구헌날 병원엘 다니게 되는군요...^^26 eyeinthesky7 2009.09.21 894
183041 자본주의 와 마켓팅.. 도덕적 해이? 직업의식?2 rampkiss 2009.09.21 717
183040 [펌]정운찬 총리지명자께 드립니다.3 basicpro 2009.09.21 803
183039 ‘4대강’ 토지보상 시작…올해만 5800억3 sura 2009.09.20 740
183038 고급mtb 7 대가 사라진 임자도 떼도둑 사건.-현장사진 추가.10 mandolin 2009.09.20 1884
183037 인생무상!!5 rocki 2009.09.20 831
183036 용서하십시요....6 jango 2009.09.20 833
183035 자전거 인구가 늘긴 늘었나요.7 듀카티 2009.09.20 1090
꿈(2)10 구름선비 2009.09.20 788
183033 유부남들께 상담 요청19 kuzak 2009.09.19 1209
183032 일요일에 지산에 갑니다.6 bikeholic 2009.09.19 644
183031 재미 있는 현상과 재미있는 덧글..2 rampkiss 2009.09.19 689
183030 겨울에 열리는 바이크쇼..1 무한궤도 2009.09.19 628
183029 안녕하세요. 설문 조사좀 부탁드릴게요.^^:1 무한궤도 2009.09.19 533
183028 네비게이션 잘보고 따져보고 구매해야겠습니다...5 엠티비천재 2009.09.19 864
183027 주말, 설렘.....4 바보이반 2009.09.19 473
183026 언제 대회엘 나갔다고...ㅋㅋㅋ 강촌대회 참가포기2 십자수 2009.09.19 619
183025 터미네이터 눈....7 eyeinthesky7 2009.09.18 1298
183024 부산 갈매기의 4위를 축하합니다.^^6 십자수 2009.09.18 623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