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스치듯 본 듀라에이스 브레이크암 판매글..
그까짓 '몇만원'이 때로는 참 비싸고 아까운 때도 있지만,
정말로 '그까짓' 몇만원이 아깝지 않은 때도 있는 법이다.
오래된 부품들,
딱히 오래되어서 좋은게 아니다.
십 년 이십 년 묵은, 거실 찬장에 처박아 놓은 고철 값도 안 나오는 부품들,
흠집에 기름투성이인 물건 만지는게 뭐 그리 좋다고 탐욕을 부리겠는가?
그저.. 참 좋은 녀석이 오래된게지.
오래되었다고 단 돈 몇만원에 이렇게 내게 흘러왔구나.
삼각형도, 원호도 아닌 미묘한 경계의 실루엣,
단순한듯 이해하기 힘든 복잡미묘한 흐름의 미학.
듀라 뭐라 써있는 글자따윈 지워버려도 된다.
그저 참 잘 만든 물건의 상표가 듀라에이스일 뿐.
이렇게 예쁜 아가씨인데, 어느 집안 누구 딸인지 알아야만 반해진다더냐?
몇 년 전 동네 자전거포 할아버지가 '일제 시마노'라서 만원은 받아야겠다고 하시던 그 레버,
이제야 제 짝을 만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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